공항·철도역서 무차별 '테러 ·살인' 예고…당국 '경계수위' 높인다
무차별 '테러·살인' 예고가 잇따르면서 국내 공항·철도역에 대한 보안이 강화됐다. 최근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무차별 범죄가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장소에서 벌어지면서 양대 공항공사 등 교통당국이 경계수위를 한 단계 높이는 모습이다.
8일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테러 범죄에 대비하기 위해 인천, 김포, 제주, 김해 등 전국 15개 공항의 보안 경비를 강화한다. 이는 국내 주요 공항에서 승객들을 대상으로 한 폭탄 테러와 흉기 난동을 부리겠다는 범죄 예고 글이 온라인에 게시되면서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최근 며칠간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김해공항, 제주공항, 대구공항 등 5곳의 공항에서 폭탄·흉기난동 등을 벌이겠다는 무차별 테러 예고가 연이어 나왔다. 앞서 이달 4일에는 인천공항에 폭탄을 설치했고, 폭탄이 터지면 대피하는 사람들을 트럭으로 치고 흉기로 찌르겠다는 글이 온라인 사이트에 게시됐다. 이틀 뒤인 6일에는 '내일 2시에 제주공항 폭탄테러 하러 간다'는 내용의 글이, 같은 날 또 대구 공항에서 테러하겠다는 글이 온라인에서 퍼졌다. 이어 김포공항과 김해공항에서 '폭탄 테러'를 벌이겠다는 테러 예고 글도 올라왔다.
현재까지 테러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공항에서는 공항경찰대 등이 수색했으나 실제 위험물은 없었다. 경찰은 허위 게시물 작성자들이 해외 인터넷 프로토콜(IP)로 우회 접속해 글을 쓴 것으로 확인하고 추적 중이다. 양대 공항공사는 허위 게시물 작성자 체포와 별개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특공대, 대테러기동대 등과 공조해 평소보다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철도경찰은 역사 내 백화점 등 다중 이용 시설물을 중심으로 순찰과 잠복, CCTV 모니터링 등을 한다. 범죄 용의자를 발견하면 국가경찰 등과 공조해 검거하고, 피해자 구호작업을 펼칠 계획이다. 현재까지 철도경찰 소관 역에서 흉기 범죄는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철도경찰은 이달 4일 오후 8시 6분께 용산역발 동인천행 열차 안에서 "위험해! 도망가!"라고 소리치며 뛰어가 범죄 오인 소동을 일으킨 승객의 신병을 확보해 경위를 조사 중이다. 당시 놀란 주변 승객들의 신고로 열차가 비상 정차하면서 대피하던 승객 2명이 경상을 입었다.
철도당국은 각종 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또 철도역사 내 보안 사각지역을 줄일 수 있도록 CCTV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철도 승객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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