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재판 계속 파행…변호인 '덕수' 사임계 내고 중도 퇴정

류수현 2023. 8. 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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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동의 없는 증거의견서·재판부 기피신청서 제출했으나 바로 철회돼
예정됐던 김성태·안부수 증인신문 또 불발…재판 한 달간 공전 불가피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류수현 기자 = 8일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재판이 변호인의 중도 퇴정으로 1시간 만에 또 파행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경기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이 전 부지사 변호인으로 출석한 법무법인 덕수 측은 피고인 의사와 무관한 증거의견서 및 재판부 기피 신청서를 제출한 뒤 사임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 42차 공판은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덕수와 검찰의 날 선 공방으로 시작됐다.

검찰은 지난 공판에 이어 이 전 부지사의 변론을 전담한 법무법인 해광 측 변호사가 불출석하자 "피고인이 국선 변호인을 통해서라도 다음 재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이에 법무법인 덕수 김형태 변호사는 "멀쩡하게 나온 변호사를 두고 국선 변호인을 운운하는 것은 변호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며 "덕수를 유령 취급하는 것이냐"고 검찰에 언성을 높였다.

앞서 이 전 부지사의 아내는 그동안 혐의를 부인하던 남편의 검찰 조사 태도가 최근 일부 바뀌자 해광에 대한 해임신고서를 제출했는데, 이 전 부지사가 이날까지 부인과 입장을 조율하지 못하자 해광 측은 지난 재판에 이어 이날도 출석하지 않았다.

검찰과 덕수 측의 대립은 변호인이 최근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추가 증거에 대한 의견을 밝히면서 격화됐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연합뉴스TV 제공]

검찰은 지난 달 중순께 이 전 부지사가 대북송금과 관련한 기존 입장을 일부 번복한 진술 조서를 재판부에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이 조서에는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에 경기도지사 방북 추진을 요청했다", "당시 도지사였던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쌍방울이 비즈니스를 하면서 북한에 돈을 썼는데, 우리도(도지사 방북) 신경 써줬을 것 같다'는 취지로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 변호사는 "피고인으로부터 검찰의 회유와 협박이 있었다는 진술을 받았고, 해광 측도 (증거에 대한) 내용 부인하겠다고 해서 증거 관련 의견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의 입장인지 확인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그러자 김 변호사가 "당신이 변호사입니까?"라고 소리쳤고, 검찰은 "검사한테 당신이라고 하는 게 맞냐"며 맞받으면서 고성이 오갔다.

재판 절차 진행 논의를 위해 공판은 10분간 휴정됐다.

김 변호사는 이후 재개된 재판에서 이 전 부지사의 의사와 무관한 검찰 추가 증거에 대한 의견서, 재판장 기피신청서 및 변호인 사임서를 차례로 제출했다.

그는 검찰이 "(덕수 측이) 진술 조서를 오로지 부인하는 '미션'을 받고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자 "재판장님, 미션을 얘기하는데 놔두시는 거냐. 퇴정하겠다"며 10여분 만에 퇴정했다.

김 변호사가 제출한 증거의견서에는 "피고인에 대한 회유·압박 및 신체 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등에 따라 임의성이 의심되는 피고인의 자백이 포함됐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이 전 부지사가 "(증거의견서와 기피신청서를) 처음 들었고 읽어보지 못했다. (변호인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곧바로 밝히면서, 증거의견서는 반려되고 재판부 기피신청서도 철회됐다.

당초 재판부는 지난 기일에 예고한 대로 이날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검찰 측 증인신문(재주신문)과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의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 전 부지사의 변론을 대리할 변호사가 공판 도중 사임하면서 재판은 또 파행됐다

지난 달 이 전 부지사의 아내가 해광에 대한 해임신고서를 재판부에 제출함에 따라 같은 달 25일 41차 공판이 공전한 데 이어, 이날 공판도 진척 없이 끝나면서 이 전 부지사의 재판은 한 달가량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이 전 부지사의 재판은 매주 화요일로 기일이 잡혀있는데, 일주일 뒤인 15일은 공휴일(광복절)이라서 재판 진행이 불가능해 다음 기일은 오는 22일이 될 수밖에 없다.

한편 이날 법정은 취재진 외 쌍방울 관계자, 민주당 지지자들로 가득 찼다. 방청석이 모자라 20여명은 서서 재판을 지켜봤다.

일부 지지자는 이 전 부지사를 향해 "진실만을 말해달라", "힘내세요"라고 외쳐 법정 경위들로부터 제지받기도 했다.

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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