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5천만 년 전 고래처럼 먹이 걸러 잡아먹는 파충류 살았다"

유영규 기자 2023. 8. 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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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 지질연구센터 청룽 박사와 영국 브리스톨대 마이클 벤턴 교수팀은 8일(현지시간) 과학저널 'BMC 생태학과 진화'(BMC Ecology and Evolution)에서 허베이성에서 발견된 해양 파충류 '후페수쿠스 난창엔시스'(Hupehsuchus nanchangensis)의 두개골을 분석, 여과섭식의 특징 구조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H. 난창엔시스는 몸이 경직된 구조로 돼 있어 물속에서 느리게 헤엄쳤을 가능성이 높다며 수면 근처에서 입을 벌리고 헤엄치며 물속의 먹이를 걸러내는 수염고래나 참고래와 비슷한 방식으로 생활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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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이를 입속 여과장치로 걸려 잡아먹는 해양 파충류 상상도

2억 5천만 년 전 트라이아스기에 현대의 고래처럼 많은 양의 물을 빨아들이면서 새우 같은 작은 먹이를 걸러내 잡아먹는 '여과섭식'(filter feeding)을 하는 해양 파충류가 살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중국 우한 지질연구센터 청룽 박사와 영국 브리스톨대 마이클 벤턴 교수팀은 8일(현지시간) 과학저널 'BMC 생태학과 진화'(BMC Ecology and Evolution)에서 허베이성에서 발견된 해양 파충류 '후페수쿠스 난창엔시스'(Hupehsuchus nanchangensis)의 두개골을 분석, 여과섭식의 특징 구조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여과섭식은 동물이 물속에서 물을 들이마시면서 속에 있는 크릴이나 플랑크톤 같은 작은 먹이를 체 같은 기관으로 걸러서 먹는 방식입니다.

돌묵상어 같은 여과섭식 어류는 아가미로, 참고래 같은 고래류는 수염판으로 먹이를 걸러냅니다.

연구팀은 2억 5천만 년 전에 살던 해양 파충류가 현대 고래와 같은 여과섭식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서로 다른 종에서 유사한 구조나 기능이 독립적으로 진화하는 '수렴진화'(convergent evolution)의 한 예를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1972년 허베이성의 2억 4천900만~2억 4천700만 년 전 지아링장 지층에서 발견된 트라이아스기 초기 해양 파충류 H.난창엔시스 화석의 두개골을 분석했습니다.

이어 이를 수염고래 15종, 이빨고래 52종, 악어 14종, 조류 25종, 오리너구리 등 다양한 수생 동물의 두개골 130개와 비교했습니다.

화석 하나는 머리부터 쇄골까지 잘 보존돼 있고, 다른 표본은 거의 완벽한 골격을 갖추고 있습니다.

허베이성에서 발견된 해양 파충류 '후페스쿠스 난창엔시스' 화석


분석 결과 H. 난창엔시스의 두개골에는 이빨이 없는 특이한 주둥이가 있고 두개골 위쪽에는 두 개의 긴뼈가 좁은 공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아래턱뼈는 두개골의 나머지 부분과 느슨하게 연결돼 있어 물을 많이 마실 수 있게 입구를 확장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연구팀은 화석에서 고래의 수염 같은 거름 구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입천장 가장자리 주변에 일련의 홈이 있어 물속의 작은 먹이를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부드러운 조직이 붙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H.난창엔시스(왼쪽과 가운데)와 밍크고래 두개골 구조 비교


연구팀은 H. 난창엔시스는 몸이 경직된 구조로 돼 있어 물속에서 느리게 헤엄쳤을 가능성이 높다며 수면 근처에서 입을 벌리고 헤엄치며 물속의 먹이를 걸러내는 수염고래나 참고래와 비슷한 방식으로 생활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어 이 해양 파충류가 살던 트라이아스기 초기는 페름기 말기 대멸종 후 300만 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으로 동물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먹이 경쟁이 심했다며 H.난창엔시스가 이런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여과섭식이라는 특별한 먹이활동 방법을 획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사진=Cheng Long 제공, BMC Ecology and Evolution, Long Cheng et al. 논문 캡처, Zi-Chen Fang et al.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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