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힘 당했다’ 대전서 스승 찌른 20대 “평소 망상 증세” 모친 진술
향후 프로파일러 투입 등 수사 속도 전망
최근 대전 소재의 한 고등학교에서 20대가 40대 후반의 교사를 찌른 사건과 관련, 과거 피의자의 고등학교 재학 기간과 피해자인 교사의 재직기간이 일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배인호 대전 대덕경찰서 형사과장은 “피해자가 담임교사는 아니었지만, 이들의 재학과 근무 기간이 일치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배 과장은 “피의자인 A씨가 재학 중 피해자인 B씨(49)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것이 범행 동기라고 밝혔지만, 피의자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다른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B씨의 진술 청취는 불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금껏 피의자의 모친을 비롯해 동급생, 학교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했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의 모친은 경찰 조사에서 “A씨가 평소 망상 증세를 보여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에 대해 디지털포렌식을 했으나, 이번 범행과 관련된 연관성이 있는 자료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배 과장은 “A씨에 대한 간이시약검사에서 음성이 나왔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의 정밀 분석 결과를 받는 데까지는 약 3주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피의자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범죄종합분석을 위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대전지법 이소민 판사는 지난 5일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 4일 오전 9시 24분쯤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 들어가 교사 B씨의 얼굴과 가슴, 팔 부위 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르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대덕경찰서 형사팀과 경찰특공대 등 200여 명을 동원해 추적에 나선 끝에 이날 낮 12시 20분쯤 대전 중구 유천동의 한 아파트 주변에서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이날 오전 학교 정문에서 별다른 제지 없이 통과해 교내로 들어온 뒤 교무실을 방문해 교사 B씨를 찾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학교 관계자로부터 B씨가 ‘수업 중’이란 말을 듣고, 해당 교실 밖에서 기다리다 화장실을 가려고 나온 B씨를 흉기로 찌르고 학교 밖으로 달아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는 사이코패스다” “B씨와는 사제지간이다” “B씨가 근무했던 고등학교를 나왔으며, 당시 안 좋은 기억이 있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일정한 직업이 없던 A씨는 2021~2022년 주거지 인근의 병원에서 정신질환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를 권유받았지만, 입원과 치료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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