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무더위 무릅쓴 관광 행렬에 오버투어리즘 ‘사절’

김혜송 2023. 8. 8.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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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길을 걸어다니기도 힘들정도지만 해외 유명 관광지는 방문객들로 넘쳐나는데요.

적지않은 도시들은 이제 그만 오라며 손사래를 치고있습니다.

수용 범위를 넘어서는 관광 행렬, 오버투어리즘 현상에 대해 김혜송 해설위원과 함께 알아봅니다.

외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얼마나 많아진 건가요?

[기자]

올들어 세계 관광 산업은 코로나 19 이전의 80%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합니다.

유엔 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관광객 입국자 기준으로 프랑스가 1위인데요.

수도 파리의 올해 예상 방문객이 3천 7백만명으로 팬데믹 이전에 근접할 것으로 보이고 스페인, 이탈리아 같은 나라들도 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코로나 이전보다 관광객이 훨씬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그간 워낙 관광 산업이 침체했었기에 체감하는 증가세가 더 크게 느껴진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유명 관광지들이 '이제 그만 좀 왔으면 좋겠다'고 한다는데 어떤 식으로 제한을 두고 있습니까?

[기자]

드나드는 인원 자체를 줄이려고 하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이동에 불편을 주거나 교통 수단을 제한하는 방법입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기존의 관광세를 1.5배 올리고 부동산 매물 감소를 막기 위해 불법 에어비엔비 임대를 단속하고 있습니다.

또 성수기에는 단체 관광객에 대해, 역사적인 전통 시장의 출입을 금지합니다.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에서는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이 촬영되고 관광객이 크게 늘었는데요.

4만여명이 사는 이 곳에 연간 방문객이 140만명을 넘어가자 시 당국은 유람선 이동 인원을 8천명 이하로 제한하기 시작했습니다.

암스테르담도 관광객 수 조절과 환경 보존을 위해 시내 주요 크루즈 선착장을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이같은 조치에 대해 관광객들로부터는 매우 아쉽다는 목소리와 더불어 이해할 수 있겠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엘리/영국인/암스테르담 방문객 : "(유람선을 타지 못하면) 정말 마음 아플 것 같아요. 배를 타고 입항하는 것은 큰 경험이기 때문이죠. 저는 암스테르담을 다 돌아봤고 정말 좋아합니다."]

[데이비드 뉴먼/캐나다인/암스테르담 방문객 : "우리는 관광을 하는데 드는 모든 비용을 썼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걸 좋아하지 않는 분위기가 된다면 저는 자신들의 동네에서 그런 종류의 관광을 원치않는 것은 주민들의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들어오는 사람 숫자를 줄이는 것 외에 또 어떤 수단이 사용됩니까?

[기자]

세금이나 입장료를 부과하는 거죠.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보죠.

오랜 역사의 수상 도시로 유명한 이곳은 거주자는 5만명인데 관광객이 연간 3백만명에 이르면서 훼손 우려가 높아졌습니다.

급기야 지난주 유네스코는 베네치아를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올릴 것을 권고했습니다.

지금은 숙박하는 관광객에게만 관광세를 매기는데 앞으로는 당일 여행객들에게도 부과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밖에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이 하루 입장객을 4만 5천명에서 3만명으로 3분의 1을 줄이는 등 국가나 도시 차원이 아니라 시설별로 규제를 적용하기도 합니다.

아시아 국가들도 비슷합니다.

인도네시아 발리는 올해 방문자가 지난해의 2배가 넘는 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자 내년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미화 10달러의 세금을 매기기로 했습니다.

또 태국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관광세뿐 아니라 문화 유적지 입장료도 올렸다는 외신이 있었습니다.

[앵커]

유럽은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데 그래도 갈 사람은 가는 모양이군요.

[기자]

오버투어리즘을 해소를 위한 이같은 인위적인 장벽 외에 강력한 요인이 하나 더 생겼는데요.

말씀하신 바와 같이 이상 기후 입니다.

CNN는 최근 유럽관광위원회, ETC를 인용해서 전통적인 인기 지역인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지중해 연안 지역 여행을 계획하는 유럽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10% 감소했다고 전했습니다.

대신 체코나 덴마크 등 덜 더운 곳을 알아보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관심은 높아진 건 분명한데요.

실제로 방문으로는 얼마나 이어졌는지는 올 여름 지나고 나서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관광객이 너무 많다고 해서 관광객을 아예 안받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죠, 현실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 여행관광위원회, WTTC에 따르면 지난해 관광산업에 대한 국내총생산 의존도는 그리스가 18.5%, 이탈리아 10% 이상으로 매우 높았습니다.

파리, 로마같은 대도시는 물론이고 명소로 알려진 중소 도시들일수록 대체로 관광 의존도가 높습니다.

외부인 방문이 지역 경제에 필요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생활이 우선이라는 생각입니다.

노르망디 에트르타 해변은 넷플릭스 드라마 뤼팽에 나오면서 더 유명해졌는데요.

주민은 천 2백명인데 많게는 하루 만명이 찾아오다보니 소음과 교통 문제 등이 너무 심각해졌고 급기야 지난 10년 사이에 주민의 3분의 1이 이 고장을 떠났다는게 주민들 이야깁니다.

오버투어리즘 논란과 이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조치들은 관광지가 지역적으로 다양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같은 관광지라도 계절적으로 방문자가 분산되도록 유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인프라와 편의 시설 등은 한정돼있는데 방문 인원이 이를 초과하면서 문제가 시작된 건데, 상생의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 해법이 될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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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송 기자 (pine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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