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부활'·유튜브 개그 사이...'부코페', 11회로 초심 찾고 2막 열까 [종합]
[OSEN=연휘선 기자] 아시아 최초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 '부코페'가 11회로 새로운 막을 연다.
8일 오전 '제11회 부산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Busan International Comedy Festival, 약칭 BICF·부코페)' 기자회견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BICF 조직위원회의 김준호 집행위원장을 필두로 전유성 명예위원장, 최대웅 부집행위원장, 김대희 이사, 조윤호 프로그래머와 급식왕(박공주, 김범준, 이상수), 서울코미디올스타스(김동하), 싱글벙글쇼(김두현, 이유미, 최지명, 민성준, 방주호, 이동규, 오민우), 옹알스(채경선, 최기섭), 투맘쇼(김미려, 김경아, 조승희), 폐막식 2023 개콘 리프트(송준근, 홍현호, 채효령, 김현영) 등의 출연자들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로 11 주년을 맞는 '부코페'는 아시아 최초, 최대의 국제코미디페스티벌로 2013년에 첫 발을 내디뎠다. 코미디 문화 컨텐츠 개발과 한국 코미디 산업의 활성화, 그리고 세계화를 위해 개최된 '부코페'는 남녀노소 모두가 어울려서 즐길 수 있는 웃음, 관객과 아티스트가 함께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웃음의 무대를 표방한다.
이를 위해 국내외 유명 코미디언들의 공연으로 다양하고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유튜브를 통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숏박스, 싱글벙글쇼는 물론 스낵타운과 빵송국의 만담어셈블, 입담으로 웃기는 서울 코미디 올스타스, 유쾌한 학교생활 콘텐츠 급식왕, 개그트리오 졸탄, 5년 만에 돌아온 투맘쇼, 성인들을 위한 개그 욕쇼 변기수의 목욕쇼, 넌버벌 코미디쇼 옹알스, 호주 코미디계를 대표하는 니키 브리튼과 저스틴 해밀턴의 스탠드업 코미디 '래핑 마이크(Laughing Mic)' 등이 마련된 것.
개막식에서도 내로라하는 유튜버, 코미디언들이 블루카펫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팝핀현준의 오프닝 무대부터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다나카, 위트 넘치는 퍼포먼스와 예상을 뒤엎는 반전을 통해 미술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줄 페인터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이슈가 된 마임 코미디 듀오 가베지를 비롯한 리빙카툰듀엣, 톰워커, 패밀리카뮤 등 세계 각국의 코미디 쇼가 풍성한 축제의 시작을 알릴 전망이다. 게다가 태양인, 찌드래곤, 브루노바스, 자이언턱, 가터벨트의 특별한 콜라보 무대까지 펼쳐진다고 해 벌써부터 기대가 모인다.
특히 폐막식에서는 대한민국 코미디의 자존심, 다시 돌아온 '개그콘서트'를 만나볼 수 있다. 기존 코미디언들과 뉴페이스들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개그콘서트로 그 때 그 시절을 추억하고 달라진 개그콘서트를 만날 수 있다. 박성광 감독전도 눈 여겨 볼만 하다. 개그맨에서 영화감독으로 변신한 박성광의 첫 상업영화 '웅남이' 무료 상영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또한 전세계 8개국 국제코미디페스티벌협회 회원국이 모여 ICFA 정기총회를 열고 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의논한다.
화려한 라인업 만큼 참가자들의 열정과 의지가 남달랐다. 투맘쇼의 김미려는 "저는 부코페가 처음이다. 황금기 같은 휴가 기간에 부산에 일을 하러 가긴 하지만 공연 끝나고 놀 생각을 하니까 너무 설렌다. 너무 가보고 싶었다. 2박 3일을 가족 없이 놀 수 있어 기쁘다"라며 웃었다.
함께 투맘쇼에 서는 김경아는 "김미려 씨 전에 정경미 씨 때 저희가 부코페를 참석했다. 저희가 투맘쇼 공연 성격상 엄마들을 만나야 하기 때문에 서울 한 곳에서 하면 전국의 엄마들을 모시기 쉽지 않아 전국을 다녔다. 부산을 자주 갔기 때문에 부코페에 못 갔다가 팬데믹이 끝나고 페스티벌에 참석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합법적으로 2박 3일을 나올 수 있어 기쁘다"라고 거들었다.
김경아는 또한 "5년 전에는 정경미, 김경아, 조승희로 참석했는데 5년 간에 김미려가 들어오면서 공연이 굉장히 다양해졌다. 정말 다양한 분들께 새로운 웃음을 드릴 수 있게 됐다. 정경미 씨 때는 고급스러움, 깊은 재미가 있었다면 김미려 씨가 캐스팅 되면서 날것이 됐다. 우리도 아이 키우는 엄마가 됐지만 한 때는 정말 잘 놀았다는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 공연이 됐다. 부코페에서만 볼 수 있는 투맘쇼를 마련했다. 저희가 한번도 안 본 분은 있어도 한번만 본 분은 없다"라고 자부했다.
지난해에 이어 부코페에 참여하는 급식왕 팀은 "다양한 캐릭터가 많기 때문에 지난해와 다르게 예쁜 여성 출연자들이 나오게 됐다. 저를 필두로 미녀군단을 꾸렸다. 코믹 배우들 중에 전문 댄서들도 있다. 요즘 유행하는 릴스, 숏츠에 나오는 챌린지들을 열심히 준비했다. 어린이들의 모든 니즈를 채울 수 있도록 준비했으니 주의 깊게 봐달라"라고 했다.
싱글벙글쇼 측은 "다른 공연이 만담과 퍼포먼스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저희는 정통 코미디로 승부를 한다. 스케치 코미디에서 볼 수 없는 저희가 개그 공연을 지망생 시절부터 해와서 구력 아닌 개력이 좀 된다. 10년 이상 해왔던 칼을 간 코너들이 준비가 돼 있다. 재미있게 봐달라"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그런가 하면 올 가을 '개그콘서트(약칭 개콘)'가 시즌2로 부활하는 것 또한 '부코페'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였다. 국내 간판 공개 코미디 쇼였던 '개콘'인 만큼 기대가 상당한 여파다. 특히 '부코페'에서는 '2023 개콘 리프트'로 기존 '개콘' 멤버들과 신입 개그맨들의 쇼가 꾸며진다.
이와 관련 전유성은 "방송국 코미디 프로그램이 없어지는 바람에 개그맨들이 다 모일 기회가 없어졌다. 이번 기회로 다 모이고 우리 프로그램에서 외국으로 나가서 우리 프로그램을 알리는 친구들이 부코페를 통해 많아졌다는 생각"이라고, 김대희는 "'개콘' 부활에 대해 너무 기쁜 소식이고 환영한다. 코미디의 부활과 부흥기를 다시 이끌었으면 한다"라고 거들었다.
'개콘 리프트' 팀으로도 무대에 서는 송준근은 "'개콘'은 '개콘' 만의 색깔이 있다. 새로운 모습도 있겠지만 '개콘' 다운 색깔로 돌아올 것. 많은 분들이 세대간의 장벽이 있고 휴대폰만 보면서 코미디를 즐기는 분들이 많은데 예전처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준호는 "제가 '개콘'을 소환했다기 보다 KBS와 저희가 협업을 해서 방송 전에 파일럿 개념으로 무대에 올려보고자 했다. 선후배들이 많이 모일 것 같다. 객석에서 보고 평가라기 보다 응원하고 도움주는 일들을 통해 개콘 새 크루들이 11월에 나오자마자 시청률 대박이 났으면 좋겠다"라며 응원을 건네기도 했다.
'부코페'가 기존 코미디 씬과 새로운 트렌드를 함께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 조직위원회의 구상도 있을까. 김준호는 "개그 페이를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태블릿 PC를 객석에 설치해서 웃는 만큼 돈을 내는 시스템인데 올해 객석에 시스템을 더 도입해보려고 한다. 작년에 오신 분 중에 가장 적게 웃으신 분이 12번이라고 하시더라, 상한가 2만원이 있어서 부담 없이 웃으실 수 있다"라며 웃음에 대해 값을 지불하는 문화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준호는 또한 "이번에 힘든 건 없었다. 왜냐하면 저희가 코로나19 때 제일 힘들었다. 그때를 이겨내고 다시 부상하는 페스티벌이 될 것 같다. 제가 어느 한 프로그램을 얘기할 수는 없고 골고루 다 재미있다. 또 박성광 감독전을 기점으로 영상 쪽을 늘릴 생각이다. 영화의 전당, 국회 도서관가도 이야기해서 우리 영상 자료가 생각보다 많더라. 영상 자료와 글 자료를 갖고 내년에는 조금 더 풍성한 페스티벌을 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전유성 선배님이 많이 모아두셨다. 역사 회고부터 영상제를 내년에는 많이 늘릴 생각"이라고 포부도 설명했다.
나아가 김준호는 '부코페'의 목표에 대해 "부산에 웃음 무역센터를 만드는 거다. 아시아 최초 코미디 페스티벌이고 수많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여기서 거래를 하는 장이 됐으면 하는 게 목표다. 세계 공통 언어가 웃음 아닌가. 요새 씁쓸한 일들이 많은데 이럴 때 가장 필요한 게 웃음이다. 저희 코미디언들이 사회에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게 가치이자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가장 코미디 선배인 전유성은 "이 친구들이 저를 자르지 않는 한 저는 계속 할 생각이다. 스스로 관두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어쨌든 TV로만 보는 게 아니라 사람이 직접 나와서 하는 걸 지방에서도 계속 시도했는데 직접 보니까 굉장히 즐거워 하신다. 직접 많이 보여드리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프로그램이 없어져서 걱정해주신 분들께도 감사하다. 그만큼 코미디를 사랑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라며 "TV가 사라져도 인간이 있는 한 코미디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프로그램이 없어져도 자랑스럽게 만들어가고 있는 부분에 대해 자랑스럽다"라고 강조했다.
'부코페'는 이달 25일 금요일부터 다음 달 3일 일요일까지 10일 동안 부산 각지에서 분산 개최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부산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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