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 중장년 창업의 족집게 해법을 찾아라
귀동냥 소문보다 현장조사 통한 치밀한 준비 필요
(시사저널=김상훈 창업통TV 대표)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1차 베이비부머 세대는 720만 명이다. 이 중에서도 막내 격인 1963년생들이 올해 회갑을 맞이했다. 2차 베이비부머 세대는 1964~67년생이다. 3차 베이비부머 세대인 1968~74년생 인구는 606만 명에 달한다. 이들도 은퇴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우리나라 지자체 중 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의 경우 작년 말 기준 전체 인구 1358만 명 중 31.5%인 428만 명이 중장년 베이비부머 세대(1955~74년생)다. 향후 10~20년 후에는 이들이 우리나라의 뉴실버 세대의 주축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 베이비부머 세대가 자녀들에게 효도 부양을 받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어쩌면 생을 다하는 날까지 경제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 교원공제, 군인공제, 공무원공제 등 한 달 400만원 내외의 연금 혜택을 받는 수혜자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국민연금 수혜자들의 경우 30년 직장생활을 했음에도 한 달 수령액이 200만원을 넘지 못한다. 2, 3차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65세 넘어 수령하는 국민연금액이 월 1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럼에도 아직 끝나지 않은 자녀들의 학비나 생활비 부담을 위해 퇴직 후에도 쉼 없는 경제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 안정적인 일자리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개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중장년 창업시장을 진지하게 노크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중장년 창업시장의 현주소
요즘 창업박람회장에 가보면 5060 중장년 세대들의 발길이 부쩍 늘어났다. 나홀로 박람회장을 찾기도 하지만, 부부나 2030 자녀들을 앞세우고 박람회장을 찾는 수요도 많다. 당장 창업하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신박한 아이템이라도 찾아볼 요량으로 박람회장을 찾는 사람들이다. 한 달이면 200개 정도의 신규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공정위에 등록된다. 물론 신규 등록되는 브랜드들이 모두 유망 아이템은 아니다.
중장년 창업자들은 퇴직 후 실업급여 기간만큼은 움직이지 않는다. 실업급여 기간이 끝나는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창업시장을 노크하기 시작한다. 창업 교육장을 찾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포털에서 '중장년 창업'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전국 지자체마다 중장년 세대를 위한 '창업스쿨' '창업지원센터' '인생이모작센터' 등을 운영한다는 뉴스들로 넘쳐난다. 그럼에도 2023년을 살아가는 중장년 세대들의 경우 당장 창업 액션을 취하는 수요는 크지 않다.
MZ세대인 청년 창업자들에 비해 창업자금 같은 재정 상황은 낫지만, 창업 정보 접근성이나 온라인시장을 섭렵하는 마케터 역량은 열세라는 점도 한계다. 고금리로 인한 창업자금 융통과 이자 부담에 대한 압박감도 크다. 고물가, 고임금으로 인한 원가 상승 및 순이익률 하락이 이어지는 것도 중장년층 창업자들을 관망세로 흐르게 하는 외적 요인이다. 그럼에도 가만히 있을 순 없다. 당장의 생활을 위해서라도 뭔가 움직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중장년 세대의 자존감 유지 수단으로도 경제활동은 절실한 상황이다.
중장년 창업자들의 관심 아이템 중 하나는 카페 창업이다. 우리나라 카페 수는 현재 13만 개에 달한다. '카페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정위 등록 프랜차이즈 카페 관련 브랜드만도 1000개가 넘는다. 카페 창업은 치킨시장과 마찬가지로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 선발 브랜드들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도 기하급수적으로 매장 수가 증가했다. 가맹점 수 1000개를 넘긴 브랜드도 수두룩하다. 이디야커피 3000개, 메가커피 2500개, 컴포즈커피 2200개, 빽다방 1400개에 달한다. 브랜드별로 평균 창업자금과 매출액은 차이가 있다. 카페 창업자금은 평균 2억원 내외, 월평균 매출액은 2000만원 내외다. 원가비율 35%, 인건비 30%, 임대료 15%, 기타비용을 제외한 카페 창업자의 월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10% 남짓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카페 창업자들은 왜 늘어날까.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는 점, 운영상 노동 강도 또한 일반 한식당보다는 수월하다는 점이 예비창업자들의 발길을 재촉한다. 다만 카페 창업 예정자라면 수익성에 대한 눈높이 교정은 필요해 보인다.
판매업 아이템의 틈새는 없을까. 네이버의 온라인 상인만도 40만 명에 달한다. 구청에서 통신판매사업자 등록을 마치면 누구나 온라인 사업자로 등극할 수 있다. 문제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데까지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아날로그 아이템을 쳐다보는 중장년 창업들도 있다. 수십 년 운영하던 동네 정육점을 인수해 창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물론 최소 6개월 이상 기술을 습득하는 기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카페 창업보다 문턱이 높기 때문에 기회요인도 많은 아이템에 속한다.
상권 현장의 업종별 창업 성공사례
서비스 아이템 중 고시원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도 있다. 스터디카페보다는 수익성 면에서 낫다는 현장 목소리도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고시원을 창업하려면 인수 창업이든 신규 창업이든 투자금액이 만만치 않다. 원룸텔 스타일의 방을 30개 정도는 갖춰야 한다. 이 정도 규모로 서울·수도권 상권에서 고시원 점포를 구하려면 보증금 5000만~7000만원, 월 임차료 500만~600만원, 시설권리금 2억원 내외에서 신규 시설을 한다면 4억원 정도의 투자는 기본이다. 노량진 상권에서 고시원을 운영하는 중년 창업자의 사례를 보면, 방 1개당 월 사용료 50만원으로 한 달 매출액 1500만원이다. 월세와 총무 인건비, 유지관리비를 제외한 한 달 순이익은 매출액 대비 무려 40%가 넘는다고 한다. 물론 시설투자비에 대한 감가상각이나 출구 전략에 대한 부담감은 존재한다. 학생층과 직장인을 포용할 수 있는 역세상권 틈새 입지 선정이 관건이다.
경기 불황기에도 업종별 틈새는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머리로 고민하기보다는 발로 뛰는 부지런함이 필요한 이유다. 귀동냥이나 소문에 좌우되기보다는 직접 현장에서 팩트를 확인하는 치밀한 시장조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창업시장은 어렵다. 하지만 위기가 커질수록 기회요인도 커지는 게 시장의 법칙이다. 가만히 앉아서 고민하기보다는 전국 골목상권 구석구석을 돌면서 틈새 모델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중장년 세대의 행복한 노후는 그냥 오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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