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 보이지 않는 FA 효과, 최고 외인 투수 만든 조언 "롯데 시절 레일리가…"

이상학 2023. 8. 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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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규한 기자] 한화 펠릭스 페냐. 2023.05.16 / dreamer@osen.co.kr
[OSEN=이대선 기자] 한화 장시환. 2023.07.26 /sunday@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한화에 눈에 보이지 않는 FA 효과가 외국인 선수에게 미쳤다. 5월 이후 KBO리그 최고 외국인 투수로 떠오른 펠릭스 페냐(33)의 활약에는 FA 재계약한 베테랑 투수 장시환(36)의 조언이 숨겨져 있었다. 

페냐는 올 시즌 20경기(117이닝) 8승5패 평균자책점 2.69 탈삼진 102개 WHIP 1.09 피안타율 2할6리에 퀄리티 스타트 14번을 기록 중이다. 리그 전체 피안타율 1위, 퀄리티 스타트 3위, WHIP 5위, 평균자책점 6위, 이닝 7위, 다승·탈삼진 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한화 외국인 투수로는 역대 최초로 두 자릿수 승수에 2점대 평균자책점도 가능하다. 

특히 5월 이후로 보면 리그 최고 투수다. 4월에는 꽃가루 알레르기 영향으로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며 5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5.48로 부진했지만 5월 이후 15경기 7승2패 평균자책점 2.01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 리그 전체 1위. 페냐가 없었더라면 한화의 5월 이후 반등도 불가능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 22%에 해당하는 구종 가치를 지녔던 체인지업이 좌우 타자 상대 가리지 않고 결정구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 주효한 변화가 있으니 피칭 디자인 변화다. 지난해 7월 대체 선수로 합류할 때만 해도 투심 패스트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올해는 포심으로 확 바꿨다. 

[OSEN=이석우 기자] 한화 펠릭스 페냐. 2023.07.02 / foto0307@osen.co.kr
[OSEN=지형준 기자] 한화 펠릭스 페냐. 2023.05.04 /jpnews@osen.co.kr

투심 구사 비율이 42.3%에서 10.2%로 낮아진 반면 포심은 11.0%에서 38.7%로 눈에 띄게 늘었다. 5월부터 아예 투심을 버리고 최고 153km 포심, 체인지업, 슬라이더 3피치를 구사하고 있다. 볼끝 변화가 심한 투심도 좋지만 포심 커맨드가 조금 더 안정적이다. 9이닝당 볼넷도 지난해 4.0개에서 올해 3.1개로 줄었다. 5월 이후로는 2.6개. 

페냐는 “포심으로 결과가 좋아 투심 생각을 안 하고 있다. 올 시즌 초반까지 투심을 던졌지만 결과가 썩 좋지 않았다”며 “작년부터 장시환이 ‘넌 위력적인 포심을 갖고 있으니 그걸 더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해줬다. 장시환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그에게 항상 고마움을 갖고 있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장시환은 “제가 롯데에 있을 때 외국인 투수로 브룩스 레일리(35·뉴욕 메츠)가 있었다. 그 투수도 투심을 많이 던지면서 맞아나가니 포심으로 바꿔 구속을 높였다. 우리나라 타자들도 이제는 투심이 익숙해졌고, 예전처럼 그 공이 투수에게 큰 메리트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페냐도 처음 왔을 때는 투심이 잘 먹혔는데 상대에게 간파를 당했다. 우리 타자들은 공의 궤적이 눈에 익숙해지면 집요하게 그 공을 공략한다. 그 점을 페냐에게 이야기해준 것이다”고 설명했다. 

[OSEN=최규한 기자] 한화 펠릭스 페냐. 2023.05.16 / dreamer@osen.co.kr
[OSEN=이대선 기자] 롯데 시절 브룩스 레일리. 2019.03.23 /sunday@osen.co.kr

장시환은 지난 2017~2019년 롯데에서 3년간 레일리와 함께했다. 앞서 2015년부터 5년을 뛰면서 롯데 역대 최장수 외국인 선수가 된 좌완 투수 레일리는 팔 각도부터 구종까지 다양한 변화를 통해 롱런했고, 2020년부터 미국으로 돌아가 메이저리그에서 불펜투수로 활약 중이다. 

장시환은 “페냐가 작년에 처음 와서 캐치볼하는 것을 봤는데 볼끝이 엄청 좋더라. 그런데 경기 때는 투심 위주로 던지길래 어느 날 웨이트를 하는 중 물어봤다. 자기는 야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투심 그립으로 던져 포심으론 거의 안 던지다고 하더라. 포심이 던지기 어려운 것이 아니니 던져보라고 하니 다음 경기에서 조금씩 던지기 시작했다”며 “페냐도 이제 자기 포심이 좋다는 것을 알고, 성과가 좋으니 구사 비율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페냐는 평소 묵묵한 성격이다. 먼저 다가가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평소 같이 웨이트를 자주 하는 장시환에게 자연스럽게 마음의 문을 열었다. 처음부터 장시환의 조언을 받아들인 건 아니지만 잊지 않았고, 피칭 디자인을 조금씩 바꾸면서 지금 호투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한화와 FA 재계약한 장시환의 베테랑으로서 경험과 세심한 조언이 빛을 발한 것이다. 장시환 본인도 7월부터 살아났다. 시즌 초반 감기 몸살에 따른 구위 저하로 2군에서 3개월 가까이 머물렀지만 7월 복귀 후 10경기 1승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1.69로 불펜에 힘을 보태고 있다.

[OSEN=이석우 기자] 한화 펠릭스 페냐. 2023.05.27 / foto0307@osen.co.kr
[OSEN=민경훈 기자] 한화 장시환. 2023.08.06 / rumi@osen.co.kr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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