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5㎞… 일반태풍보다 2배 오래 체류하며 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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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면서 느린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세로 방향으로 직격하면서 전국이 강한 비바람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보됐다.
장익상 기상청 통보관은 "느린 속도로 이동하는 반면 한동안 강도 '강'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전국에 강한 비바람이 예상된다"며 "반시계 방향으로 움직이는 태풍의 특성상 영남과 동해안 지역이 더 많은 비바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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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통과진로 서쪽 치우쳐
상륙 후 하루 이상 직접 영향
강풍 반경 300㎞ 유지할 듯
정부, 댐 방류 늘리는 등 대비
강하면서 느린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세로 방향으로 직격하면서 전국이 강한 비바람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보됐다. 강원·영동 지역을 중심으로 10일까지 강풍과 함께 최대 500㎜의 많은 비가 예상되는 만큼 관계 당국 또한 대비에 나섰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10일 경남 해안에 진입하는 카눈은 상륙 시점 강도가 ‘33㎧ 이상 44㎧ 미만’인 ‘강’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속도 또한 시속 15㎞의 다소 느린 속도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중심기압은 970헥토파스칼(hpa) 정도다.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의 세력에 막히면서 태풍의 이동속도가 느려지는 것인데, 강풍 반경은 300㎞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전국이 동시에 카눈의 영향권에 들 수 있다.
전국이 태풍의 동시 영향권에 들면서 피해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익상 기상청 통보관은 “느린 속도로 이동하는 반면 한동안 강도 ‘강’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전국에 강한 비바람이 예상된다”며 “반시계 방향으로 움직이는 태풍의 특성상 영남과 동해안 지역이 더 많은 비바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장 통보관은 “카눈은 상륙 후 하루 이상 직접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통상 태풍의 이동시간보다 2배 정도 체류 시간이 길다”고 덧붙였다.
카눈은 이달 초부터 두 차례에 걸쳐 예상 경로를 벗어나 중국 쪽에서 일본, 다시 한국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 상륙 후에도 주변 고기압 세력 확장과 태풍 자체의 동력 등으로 기상 예측모델마다 예상 이동 경로를 다르게 분석하고 있다. 다만 당초 한국 상륙 후 동해안 지역을 따라 이동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점차 서쪽으로 예상 진로가 변하며 수도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태풍 영향에 따라 서울과 경기·충청 지역으로 철수하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잼버리 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행사에 참여한 156개국 3만6000여 명은 이날부터 1000여 대의 버스에 탑승해 수도권 등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하지만 태풍이 10일 경남 해안 상륙 후 충청·수도권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여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태풍 강도는 10일 오후 ‘중’ 규모로 약해진다.
정부는 11일 오후 잼버리 대원들을 위한 K-팝 콘서트를 계획 중인데,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는 벗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강풍 등 간접 영향은 배제할 수 없다.
태풍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도 대응체계 구축에 나섰다. 환경부는 한강 유역 충주댐과 낙동강 유역 남강댐 등 다목적댐 방류량을 늘려 태풍에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한강 유역 충주댐과 횡성댐은 전날 오후 2시부터 방류량을 늘려 이날 오전 10시 현재 각각 초당 300t과 4.5t의 물을 내보내고 있다. 충주댐 등과 같은 시각 방류량을 늘리기 시작한 남강댐 또한 초당 110t씩 방류 중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전날 오후 6시부로 중대본 비상근무 2단계를 가동하고 위기 경보 수준은 ‘관심’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한 데 이어 이날 기관별 대처계획 등을 논의했다.
한편 기상청은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을 앞둔 가운데 제7호 태풍 란(LAN)이 이날 오전 9시 일본 도쿄 남동쪽 약 1500㎞ 부근 해상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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