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 꼭대기서 24시간 버텼다… 브라질 죄수의 황당 도주극

박선민 기자 2023. 8. 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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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 꼭대기에 올라 서 있는 가석방 죄수 파비오 마르틴스(38). /글로보

브라질에서 한 남성이 경찰의 체포를 피해 전봇대 꼭대기에 올라 24시간을 버티는 일이 벌어졌다.

7일(현지 시각) 브라질 매체 글로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4시30분쯤, 브라질 남동부 미나스제라이스주의 이타비라에서 경찰의 추적을 받던 파비오 마르틴스(38)가 10m 높이 전봇대 위로 도망쳤다. 마르틴스는 여기에서 약 24시간을 버티다 다음날 오후 체포됐다.

당시 상황이 담긴 사진 및 영상을 보면, 마르틴스는 장대 하나를 손에 쥔 채 전봇대 꼭대기에서 하루를 꼬박 버텼다. 어두운 밤, 경찰이 내려오라며 사다리를 가져다 댔을 때는 이를 장대로 쳐 냈다. 전봇대 위에 위험천만하게 서 있는 모습, 지친 듯 축 늘어진 채 앉아있는 모습 등이 담기기도 했다.

경찰과 대치하던 마르틴스는 24시간만에 전봇대에서 내려왔다. 그는 내려오자마자 쌀죽과 탄산음료를 섭취한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다리를 장대로 쳐내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마르틴스. /글로보
하루 동안 전봇대 위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결국 내려오고 있는 마르틴스. /페이스북

마르틴스는 무장 강도 및 절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8년을 복역하다 최근 가석방됐다. 이번에 마르틴스가 경찰의 추적을 받은 이유는 가석방 규칙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규칙을 위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마르틴스 변호사는 “마르틴스는 감옥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매우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현지 전력회사가 마르틴스의 감전사를 예방하기 위해 일부 전력 공급을 차단하면서 지역 내 380개 가구는 정전을 겪기도 했다.

현재 마르틴스는 주앙 몬레바드 교도소에 구금된 상태다. 현지 법무부는 마르틴스의 가석방 규칙 위반 사항을 조사해 재수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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