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이닝 무안타 류현진… ‘괴물투’ 돌아왔다

■ MLB 클리블랜드戰 선발 등판… 4회 무릎에 공 맞고 교체
직구 26개·체인지업 11개
‘황금비율’ 볼 배합 위력적
통산 900탈삼진 돌파 대기록
韓선수중 박찬호 이어 두번째
토론토는 “타박상” 공식발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1회 말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잘 던지고도 웃지 못했다.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부상 복귀 후 두 번째 등판에서 ‘괴력투’를 펼쳤지만 강습타구에 무릎을 맞아 조기 강판되는 불운을 당했다.

류현진은 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회까지 안타를 1개도 내주지 않고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4회 말 2사 1루에서 상대 타자 오스카 곤살레스가 때린 시속 97.7마일(약 157.2㎞)짜리 강습 타구에 무릎을 맞았다. 류현진은 오른쪽 무릎 안쪽을 맞고 떨어진 공을 1루에 던져 아웃시켰다. 하지만 곧바로 그라운드에 누워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의 부축을 받고 절뚝거리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류현진은 결국 5회 수비를 앞두고 교체됐다. 0-0 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류현진은 승패 없이 물러났다.

완벽한 투구였다. 1회를 삼자범퇴로 요리하고 산뜻하게 출발한 류현진은 이후 4회 1사까지 10명의 타자를 퍼펙트로 막아냈다. 특히 류현진은 2회 2사에서 가브리엘 아리아스를 전매특허인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탈삼진 900개를 채웠다. 빅리그에서 한국 선수가 통산 900탈삼진을 달성한 건 박찬호(은퇴·통산 1715개) 이후 처음이다. 3회 첫 타자 브라얀 로키오를 삼진으로 잡아낸 류현진은 프로 통산 탈삼진 개수를 2139개로 늘렸다. 류현진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KBO리그 한화에서 뛰면서 1238개의 탈삼진을 남긴 뒤 2013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에 입단했다.

류현진은 4회 1사에서 안드레스 히메네스에게 볼넷을 허용해 처음으로 주자를 내보냈다. 심판 판정이 아쉬웠다. 류현진은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스트라이크존 아래 경계선에 걸치는 직구를 던졌다. 스크라이크였으나 주심은 볼로 판정했다. 류현진은 이어 나온 호세 라미레스를 외야 뜬공 처리했지만, 곤살레스와의 승부 때 부상을 당했다.

류현진의 이날 투구수는 52개였고, 직구가 26개(50%), 체인지업 11개(21%), 커브 10개(19%), 컷패스트볼 5개(10%)였다. 4가지 구종을 모두 10% 이상 던지는 ‘황금비율’ 볼 배합으로 클리블랜드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여기에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특유의 ‘송곳 제구’도 돋보였다.

류현진이 4회 말 강습 타구에 무릎을 맞고 그라운드에 누워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USA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류현진의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90.7마일(146㎞)이었고, 평균 구속은 88.8마일(142.9㎞)이었다. 지난해 6월 팔꿈치인대접합수술 이후 426일 만의 복귀전이었던 지난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과 비교해 구위와 제구 모두 안정된 모습. 이날 최종 성적은 4이닝 무안타 1볼넷 2탈삼진.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7.20에서 4.00으로 크게 내려갔다.

다행히 류현진은 큰 부상은 피했다. 토론토 구단은 공식 SNS를 통해 ‘류현진이 오른쪽 무릎 타박상으로 교체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경기 뒤 정밀 검사를 받아봐야겠지만, 뼈나 인대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류현진은 오는 14일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 선발등판이 유력하다. 토론토는 이날 3-1로 승리, 최근 4연승에 성공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