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사보다 2배 더 번다"…美 의사 평균 연수입 봤더니
한국만큼 의사 수 적어
"의사들이 돈을 좋아하기 때문"
美의사 유독 많이 버는 것은 의사 수 부족 때문
미국 의사의 평균 연 소득이 한국 의사(2억3000만원)의 두 배에 가까운 35만달러(약 4억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의사 소득은 독일이나 영국 등 유럽 의사보다도 1.5배 이상 많은 수준이며, 미국 정부의 실책으로 의료 인력이 충분히 양성되지 못한 구조적인 원인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8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의사의 평균 연 소득이 35만달러며, 상위 10% 의사는 130만달러(약 17억원), 상위 1%는 410만달러(약 5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경제연구소(NBER) 연구진이 미국 의사 96만5000여명의 2005~2017년까지의 미국 통계청과 국세청 등의 자료를 분석해 도출해낸 결과다. 이는 임금을 비롯한 모든 소득을 합친 수치로, 상위 1% 의사는 소득의 85%가 금융 소득과 부동산 임대료 같은 자산수입과 사업수익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 주기 가운데 소득이 가장 많은 40~55세 의사들의 평균 소득은 40만5000달러(약 5억3000만원)며 월급이 높은 비중(94%)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의들의 전공별 수입을 보면 신경외과 의사(92만500달러=약 12억원), 정형외과 의사(78만8600달러=약 10억3000만원), 방사선 종양전문의(70만9300만원=약 9억2000만원) 순으로 소득이 높았다. 한국에서 각광받는 성형·재건외과는 연 수입이 54만5600달러(약 7억1000만원)로 집계됐다. 이 밖에
가정의학과 의사는 23만달러(약 3억원), 일반의는 22만5000달러(2억9400만원)가량의 연간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과 의사(23만5000달러)도 상대적으로 수입이 많지 않았다.
전체 의사 가운데 여성 비율은 40%에 달하지만, 상위 50% 수입을 올리는 의사 가운데 여성은 27%, 상위 10 소득자 중에선 1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의 노동시간은 1주일에 48~54시간 정도로 심장외과 의사가 66시간으로 가장 길었고, 소득이 가장 높은 신경외과 의사도 63시간에 달했다. 소아과 의사(47시간)와 정신과(45시간) 등은 상대적으로 노동시간이 짧았다.
의사들이 시간 대비 높은 수입을 올리는 것에 대해 WP는 “의사들이 돈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의대생들이 성적이 높은 순서로 따라 돈을 많이 받는 진료과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의료 시술에 대해 의료보험 지출이 10% 늘어나면, 동시에 환자에게 청구되는 진료비 역시 4% 늘어나는데, 이는 의사가 수익성이 높은 환자와 치료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NBER의 보고서는 국가의 의사와 비교하면 유독 미국 의사의 소득이 높다는 사실도 지적한다. 미국 의사는 독일 의사보다 약 50%, 영국 의사보다 두 배 이상 수입 많아. 지난해 평균 소득이 2억3000만원 정도로 집계된 한국의 의사보다도 두 배 가까이 많다. 이는 미국의 인구 대비 의사 수는 한국(한의사 포함)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WP에 따르면 미국의 1만명당 의사 수(2021년 기준)는 26.7명으로 한국(25.6명)보다 근소하게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한국이 밑에서 4등. 미국이 5등 수준이다. 한국과 미국보다 의사 수가 적은 곳은 터키, 콜롬비아, 멕시코밖에 없다. 의사가 가장 많은 포르투갈은 1만명당 의사 수가 57.3명에 달하며 독일도 45.2명에 이른다.
1970년대만 해도 미국의 의사 수는 상위권 수준이었으나 50년 만에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졌다. WP는 1980년대 초반 미연방자문위원회가 국가의 의료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의사가 너무 많다'는 결론을 내린 데서부터 문제가 시작된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의과대 부속 교육 병원의 연합체인 미국 의과대학협회(AAMC) 등 의사 단체들이 장기간 정원 확대에 반대했다. 결국 1980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 인구가 29% 증가하는 동안 의대 졸업생 수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각 주는 의사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의사의 고유 영역이었던 업무를 전문간호사와 의사 보조원이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편법을 쓰기도 했다. WP는 "의대 정원과 레지던트 정원 제한에 찬성했던 의사 단체들조차 의사 부족 문제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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