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교 교사에게 흉기 휘두른 20대 관련 "괴롭힘 단서 없다" 판단

모친·동급생·학교 관계자 등 조사 결과 피의자 주장 외에 증거 없어
경찰, 피의자 진술 진위 확인 위해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수사 중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경찰이 고등학교 교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20대 사건을 수사한 결과 재학 시절 괴롭힘이 있었다는 증거가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대전 대덕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20대 A씨의 진술을 확인하기 위해 피의자의 모친과 동급생, 학교 관계자 등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A씨는 경찰에 체포된 뒤 조사 과정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B씨로부터 괴롭힘을 당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으나 주변인들에 대한 조사 결과 경찰은 A씨 주장 외에 다른 증거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A씨의 모친은 경찰 조사 중 “평소 망상 증세를 보여왔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진술한 주장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다각도로 진행할 예정이며 피해자인 B(49)씨가 중환자실에 입원해 진술 청취가 불가능한 점 등을 고려해 향후 건강 상태가 호전될 경우 추가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임의제출 받은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실시한 결과 연관성 있는 자료 역시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 검거 직후 마약 반응을 살피기 위해 간이시약 검사를 실시했으며 ‘음성’이 나오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약 3주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A씨 진술의 신빙성 확인 및 범죄 종합 분석을 위해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할 예정이며 현재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한편 A씨는 지난 4일 오전 9시 24분께 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를 찾아 2층 교무실에서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선생님을 만나러 왔다”라며 정문으로 들어갔고 B씨가 수업 중이라는 소리를 듣자 약 1시간 동안 복도에서 기다리다 범행을 저질렀다.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에 있던 B씨를 찾아간 A씨는 이름을 묻는 등 B씨가 맞는지 확인하고 범행을 저질렀으며 곧바로 도주했다.

A씨는 범행 약 2시간 17분 만인 낮 12시 20분께 자신의 거주지 근처인 대전 중구 유천동의 한 아파트 인근 노상에서 긴급 체포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고등학교 재학 당시 안 좋은 기억이 떠올라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진술했으며 B씨는 A씨가 재학 중이던 고등학교에서 같은 시기에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A씨가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조현병 및 우울증 진단을 받았으나 입원 및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대전지법 이소민 판사는 지난 5일 A씨가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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