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육아 할머니·할아버지에 월 30만원씩 돌봄비 지원

QR코드로 실제 돌봄 시간 확인

경향신문 자료사진

서울에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주를 돌보는 가정은 다음 달부터 월 30만원씩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부모를 대신해 삼촌, 이모, 고모 등 4촌 이내 친인척이 육아를 돕는 경우도 지원 대상이다.

서울시 오는 9월1일부터 자체 출산·육아 홈페이지(www.umppa.seoul.go.kr)를 통해 서울형 아이돌봄비 신청을 받는다고 8일 밝혔다.

만 24~36개월 아이를 키우는 양육 공백 가정에서 조부모나 친인척(육아조력자)이 부모 대신 아이를 돌보면 월 30만원씩 지원하는 제도다. 양육 공백은 맞벌이 부부나 다자녀·다문화·한부모 가정 등 양육자가 부재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육아 조력자가 서울 외 지역에 거주해도 상관없으나 해당 가정의 소득이 중위 150% 이하일 때만 신청할 수 있다. 맞벌이 가정은 부부 합산 소득의 25%를 경감해 계산한다.

서울형 아이돌봄비는 영아 1명 기준 월 40시간 이상 돌봄이 이뤄지는 가정에 대해 최대 13개월까지 지원된다. 아이 2명은 월 60시간 이상(월 45만원), 3명은 월 80시간 이상(60만원) 돌봄 노동이 확인되면 지원한다.

특히 이번 지원은 부정수급 우려가 컸던 만큼 실제 돌봄 시간은 아이를 맡길 때와 돌봄이 끝날 때 부모 등 양육자 휴대전화로 생성한 QR코드를 육아 조력자의 휴대전화로 촬영해 인증한다. 다른 지역에서 육아가 이뤄지는 가정은 돌봄 활동사진을 올리는 방식으로 확인한다.

서울시는 지원금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전화(영상) 모니터링과 현장 방문으로 돌봄 상황을 확인할 방침이다. 육아 조력자가 월 3회 이상 확인을 거부하면 지원이 중단된다.

앞서 서울에서는 강남구와 서초구가 조부모 육아 수당을 지급했는데 강남구의 경우 가정 양육 수당과 중복 논란 등이 일어 2013년 도입한 후 2년 만에 지원을 중단한 바 있다.

돌봄비는 다음 달 각 가정이 신청을 완료하면 자치구에서 자격을 확인해 지원 대상을 선정하게 된다. 9월 선정된 대상자는 10월 돌봄 활동 수행이 완료되면 11월 돌봄비를 받는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조부모(육아 조력자) 돌봄 수당을 지급하는 제도가 정부 사회보장협의와 시스템 구축으로 9월 본격 시작된다”며 “부모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것뿐 아니라 조부모 돌봄의 가치를 인정하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0~12세 아이 양육 부모 가운데 47%가 가정 양육을 하고 있다. 이 중 부모가 돌봄이 어려우면 대부분 조부모(66.9%)와 친인척(4.2%)의 도움을 받고 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가정도 등·하원이나 부모 퇴근 전까지 공백 시간을 조부모가 돌봄을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