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반려스포츠 하나, 반려예술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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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등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운동 하나, 악기 하나'를 가지고 졸업해야 한다고 말한다.
'반려스포츠 하나, 반려예술 하나'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학생들이 이를 반려스포츠로 지속한다면, 이미 모든 학생이 운동 하나는 가지게 되는 셈이 된다.
'운동 하나'에 이어, 학생들이 '악기 하나'를 반려한다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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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등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운동 하나, 악기 하나’를 가지고 졸업해야 한다고 말한다. ‘반려스포츠 하나, 반려예술 하나’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요즘의 인공지능, 더 나아가 챗GPT 시대에 ‘운동 하나, 악기 하나’ 정책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수년 전 핀란드를 다녀온 적이 있다. 핀란드는 ‘무브 온 스쿨(move on school)’이라는 정책을 새로운 지식정보화 시대의 중요한 교육방향으로 설정하고 있었다. 지능을 가진 기계, 그리고 똑똑한 로봇과 같이 살아가는 이 시대에 학생들이 어떻게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게 할 것인가 고민 중이었다. 최근 들어 우리 학생들에겐 이런 정책의 필요성이 부쩍 더 커지고 있다고 느낀다. 요즘 아이들은 게임하는 시간, 핸드폰 화면을 보는 시간, 더욱 한국의 학생들은 대입 때문에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다. 더더욱 ‘운동 하나’가 중요하다.
물론 현재의 교육정책적 수준에서도 우리 아이들은 기본 운동은 하게 되어 있다. 전국의 초등 3, 4학년에서 의무적으로 수영을 배운다. 서울에서는 초등 5, 6학년에서 생존체험교육을 한강에서 하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이 이를 반려스포츠로 지속한다면, 이미 모든 학생이 운동 하나는 가지게 되는 셈이 된다.
교과과정에 자전거가 등장하는 초등 4학년에는 ‘학교로 찾아가는 자전거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초등 4학년 모든 학생이 거쳐 가기 때문에, 앞으로 자전거 인구가 크게 증가할 것이다. 우리 시대의 과제인 생태도시로 가는 기반이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운동 하나’에 이어, 학생들이 ‘악기 하나’를 반려한다면 금상첨화다. 인공지능 시대는 인간의 고유역량인 지능을 기계가 갖게 되는 것이다. 이미 산업현장에선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로봇화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근로자 만명당 산업용 로봇대수가 2017년 기준 710대로, 세계평균(85대)의 8배다. 세계에서 가장 로봇 밀집도가 높은 나라다.
이런 시대에는 역설적으로 ‘똑똑한 기계’를 뛰어넘는 인간의 고유한 역량이 더욱 중요해진다. 챗GPT를 도구로 활용하면서 지식을 구성하고 추구하는 자기주도적인 탐구역량, 기계적·관성적 사고를 뛰어넘는 자기만의 창조적 사고 역량, 협업적 소통능력 등이 바로 인간의 고유 역량 아닐까.
여기에 새로운 미적 감수성, 디자인 감수성 같은 예술적 역량이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나는 반려예술 하나를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이야기한다.
서울에서는 이의 일환으로, 초등학교 학생들이 악기나 하나의 예술행위를 학년을 이어가면서 해보도록 하는 ‘예술 하나’ 정책을 펼치고 있다. 매년 한 학교당 2500만원의 관련 예산을 교부하고 있다.
중학교에서는 학급단위로 1학기 동안 연극, 뮤지컬, 영화 중의 하나를 실제 만들도록 하는 ‘중학교 협력종합예술(협종)’ 정책을 6년째 이어가고 있다. 학생들이 시나리오 작업을 같이 하고, 기획-조명-미술-주연 등의 역할을 각각 하면서 만드는 작은 연극, 뮤지컬, 영화 작품에 매번 감동을 받는다.
‘운동 하나, 악기 하나’는 똑똑한 기계가 인간의 육체적, 단순 작업을 대체해주는 시대적 조건에서 더 인간답게 살기 위한 교육의 일환이다.
인간 고유의 역량을 함양하는 교육이 ‘기계의 인간화’ 시대에 오히려 더욱 중요해졌음을 느낀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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