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하면 이태양, 끌려가도 이태양, 선발 조기강판하면 이태양, "한화에서 야구하고 싶었다"고 했던 이태양, 불펜 최다 54이닝 헌신

민창기 2023. 8. 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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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14년차 우완 이태양(33)은 올 시즌 전천후로 던진다.

복귀 첫해 이태양은 한화 불펜의 '만능키'다.

이태양 없는 한화 불펜, 빈 종이나 마찬가지다.

한화 불펜엔 이태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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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광주 KIA전. 이태양이 연장 12회말 2사 1,2루 위기에서 이우성을 유격수 직선타로 처리했다. 경기를 무승부로 끝내로 마운드를 내려오는 이태양. 광주=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8월 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4-2로 리드하던 한화 이글스는 8,9회 잇따라 실점하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이틀 만에 승부는 또 연장으로 넘어갔고, 따라붙은 KIA쪽으로 분위기는 흘러갔다. 이 날 경기를 내주면 3연전 스윕패. 연장 10회말 이태양이 등판해 3이닝을 무실점으로 봉쇄하며 팀 패배를 막았다. 10,11회 두 이닝을 연속으로 삼자범퇴 처리했다. 연장 12회말 2사 1,2루 끝내기 위기에서 상대 7번 이우성을 유격수 직선타로 처리했다.

▶7월 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선발 한승혁이 3회 2사까지 던지면서 3실점하고 마운드를 넘겼다. 2사 1,2루에서 등판한 이태양은 상대 7번 주성원을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5회까지 2⅓이닝 무안타 무실점. 3-6으로 끌려가던 8회초, 한화 타선이 거짓말같은 대역전극을 펼쳤다. 1시간 넘게 맹공을 펼쳐 10점을 뽑았다. 경기 초반 넘어갈 수 있었던 상황에서 버틴 이태양이 16대6 승리의 디딤돌을 놓은 셈이다.

프로 14년차 우완 이태양(33)은 올 시즌 전천후로 던진다. 팀이 리드하거나 동점 상황일 때는 물론, 근소하게 뒤지고 있는 상황,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진 비상 상황에도 마운드에 오른다.
1일 대전 두산전 7회초. 이태양이 2사 2,3루에서 정수빈을 삼진으로 잡고 포효하고 있다. 대전=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폼 나는 보직이 아닌데도 늘 씩씩하게 나가 총격을 다해 던진다. 크게 주목받을 일이 없는 역할이다.

4월 1일 히어로즈와 개막전. 선발투수 버치 스미스가 3회말 2사후 갑자기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강판하는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갑자기 마운드에 오른 이태양은 차분하게 경기를 끌어갔다. 4회까지 1⅓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 경기가 한화 소속으로 3년 만의 복귀전이었다.

한화에서 데뷔한 이태양은 2020년 6월 SK 와이번스로 트레이드됐다. 새 팀에서 잘 자리를 잡아, 2022년 SSG 랜더스 우승에 공헌했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이태양은 지난 11월 한화와 4년 총액 25억원에 계약했다.

팀 재건을 위해선 이태양같은 베테랑이 필요했다.

복귀 첫해 이태양은 한화 불펜의 '만능키'다. 최원호 감독은 전천후로 등판중인 이태양 이야기
7월 5일 대전 롯데전. 이태양이 5회초 롯데 공격을 삼자범퇴로 막고 노시환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대전=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7월 2일 대구 삼성전 7회 등판한 이태양의 역투 모습.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가 나오면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38경기에 나가 54이닝을 책임졌다. 1승2홀드, 45탈삼진, 평균자책점 2.17, WHIP(이닝당 출루율) 1.07. 투구이닝이 선발투수 펠릭스 페냐(117이닝), 문동주(98⅓이닝), 리카르도 산체스(69⅔이닝), 장민재(57이닝)에 이어 5위다. 불펜투수 중에선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이태양 없는 한화 불펜, 빈 종이나 마찬가지다.

이태양은 지난 해 11월 23일 FA 계약 직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신인선수로 입단해 땀을 흘린 한화에서 야구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SSG에서 우승해보니 너무 좋았다. 한화 선후배들과 또 해보고 싶다"고 했다.

한화 불펜엔 이태양이 있다.

외국인 투수 산체스와 어깨동무를 하고 그라운드에 나서고 있는 이태양.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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