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타일대로 끌고 간다, 거칠게 하자” KIA 34세 핵인싸 포수의 선언…마운드 확 바꾸나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거칠게 하자.”
KIA 핵인싸 포수 김태군(34)이 5일 광주 한화전을 마치고 투수들을 향해 남겼던 얘기다. ‘거칠게’라는 의미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어보지 않았다. 그러나 김태군의 뉘앙스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그는 “거칠 줄 알았는데 거친 면이 없다”라고 했다.
KIA 마운드는 구성이 좋다. 특히 본격적으로 전성기를 열어젖히는 젊은 투수가 주요 보직에 배치됐다. 선발진에 이의리와 윤영철, 불펜에 최지민, 김기훈, 김유신 등이 대표적이다. 전상현과 장현식도 경험은 풍부해도 여전히 20대다. 임기영도 이제 30대 초반이다.
김태군은 “어차피 투수는 던질 수 있는 이닝, 투구수가 정해져있다. 빠르게 승부하는 게 좋다. 볼배합도 그렇게 가져가야 한다. 어쨌든 타자가 쳐야 결과가 나온다. 공을 안치면 결과가 안 나온다. 네모 칸에(스트라이크 존) 거칠게 들어가야 한다”라고 했다.
심지어 김태군은 “내 스타일대로 끌고 가겠다. 더 거칠게 해야 한다”라고 했다. 투수들에게 좀 더 공격적인 승부, 과감한 스트라이크 존 공략을 주문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얌전하게 피하지 말고, 와일드하게, 거칠게 승부하라는 얘기다. 타자들과의 기싸움부터 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일 수도 있다.
사실 완전체의 타선에 비해, 마운드에는 곳곳에 고민이 있다. 당장 양현종과 마리오 산체스부터 최근 다소 불안한 행보다. 이들은 산전수전 겪은 대투수이고 외국인투수다. 김태군이 주도해 변화를 이끌어가는 건 쉽지 않다.
다만, 20대 젊은 투수들은 말할 것도 없고, 김태군과 비슷한 30대 초반의 투수들까지 자신의 뜻대로 끌고 갈 테니 따라와달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실제 이의리의 제구 기복 및 투구수 이슈, 릴리스포인트가 불안정한 김기훈, 구위는 좋지만 아직 경험은 부족한 최지민 등 김태군의 도움이 필요한 투수들이 있다.
김태군이 이들을 기술적으로 터치할 수 없다. 다만, 공격적이고 거친 승부를 유도하면서 투수의 성향을 바꾸고 장점을 좀 더 끌어낼 수는 있다. 삼성, NC 시절에도 젊은 투수들을 뚝심 있게 이끌어가는 모습을 호평 받았다.
1군에서 함께 뛰는 후배 포수 한준수에도 비슷한 메시지를 줬다. 김태군은 “나도 저 나이 때 김정민 코치님, 조인성 코치님과 함께 뛰었다. 미래 배울 수 있는 나이다.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더 해야 한다. 이겨내야 한다. 힘든 걸 이겨내야 한다”라고 했다. 격려 대신 더 힘들게 연습하라는 채찍질이다.
그날 김태군은 결정적 한 방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사실 후반기 들어 타격감이 안 좋은데, “한 방에 내려간 느낌”이라고 했다. 트레이드 맞상대 류지혁(삼성)을 두고서도 “잘 하고 있어서 나도 사람이라 의식했다”라고 했다. 이렇게 솔직하게 얘기했음에도 “힘들다. 그런데 야구하면서 힘든 것 티 내면 뭐하나. 상대도 힘들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행복하다”라고 했다. 핵인싸이면서 상남자다.
[김태군.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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