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2km 타구 맞고 '집념의 송구'…"타박상" 큰 부상 피한 류현진, '노히트'로 기대감 키웠다 (종합)

박승환 기자 2023. 8. 8. 10: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속 157.7km의 타구에 무릎을 맞은 뒤 그라운드에 쓰러진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시속 157.7km의 타구에 무릎을 맞은 뒤 그라운드에 쓰러진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군더더기가 없는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던 중 '악재'를 맞았다. 97.7마일(약 157.2km) 직선타에 무릎을 강타당했고, 그라운드에 쓰러져 극심한 고통을 호소한 끝에 교체됐으나 다행히 큰 부상을 피했다. 4이닝 노히트 투구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투구수 52구,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으나, 첫 승 수확은 다음 등판으로 미루게 됐다. 최고 구속은 90.6마일(약 146km), 7.20의 평균자책점은 4.00으로 하락했다.

마이너리그에서 4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00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며 메이저리그 복귀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류현진의 첫 등판 결과는 아쉬웠다. 류현진은 지난 2일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맞대결에서 5이닝 동안 9피안타(1볼넷) 4실점(4자책)으로 복귀전에서 패전의 멍에를 썼다.

그래도 복귀 후 두 번째 맞대결 상대는 조금 수월했다. 볼티모어보다는 약한 클리블랜드. 그동안의 상대전적도 매우 좋았다. 류현진은 통산 3번의 맞대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84로 상당히 강했고, 그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완벽한 투구를 펼쳐나가던 중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불운' 속에서 첫 승 사냥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검진 결과 '타박상'으로 다음 등판에 차질은 없을 전망이다.

토론토 선발 라인업 - 데이비스 슈나이더(좌익수)-브랜든 벨트(지명타자)-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1루수)-조지 스프링어(우익수)-대니 잰슨(포수)-맷 채프먼(3루수)-달튼 바쇼(중견수)-캐반 비지오(2루수)-폴 데용(유격수)

클리블랜드 선발 라인업 - 스티븐 콴(좌익수)-안드레스 히메네스(2루수)-호세 라미레즈(3루수)-오스카 곤잘레스(지명타자)-콜 칼훈(우익수)-가브리엘 아리아스(1루수)-브라이언 로키오(유격수)-마일스 스트로(중견수)-보 네일러(포수)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복귀 첫 삼자범퇴, 완벽했던 3이닝과 통산 900탈삼진

'완벽'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트였다. 류현진은 1회 선두타자 스티븐 콴을 2구 만에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다. 이어 안드레스 히메네스에게는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는데,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이 나왔다. 하지만 토론토는 과감하게 1회부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판정은 '아웃'으로 뒤바뀌며 두 번째 아웃카운트도 만들어냈다. 그리고 류현진은 후속타자 호세 히메네스의 강습 타구까지 깔끔하게 자신이 처리하며 메이저리그 복귀 후 첫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순항은 이어졌다. 류현진은 2회부터 체인지업을 조금씩 곁들이기 시작했고, 선두타자 오스카 곤잘레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어 콜 칼훈을 2구 만에 좌익수 뜬공, 후속타자 가브리엘 아리아스에게는 1B-0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체인지업만 연달아 3개를 던져 모두 헛스윙을 이끌어내며 이닝을 매조졌다. 류현진은 아리아스를 삼진 처리하면서 '코리안 특급' 박찬호(1715개)에 이어 한국인 역대 두 번째 메이저리그 통산 900탈삼진의 고지를 밟았다.

3회에도 군더더기가 없었다. 류현진은 1~2회 커브와 체인지업에 대한 테스트를 모두 마친 뒤 3회 선두타자 브라이언 로키오를 상대로 포심-커브-체인지업을 모두 던지며 이날 두 번째 삼진을 솎아냈다. 흐름을 탄 류현진은 후속타자 마일스 스트로를 우익수 뜬공, 보 네일러와는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2루수 땅볼을 유도해내며 3이닝 '퍼펙트' 투구를 선보였다.

스트라이크가 볼로 판정된 아쉬운 장면./MLB.com 캡처
시속 157.2km의 타구에 무릎을 맞은 뒤 그라운드에 쓰러진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시속 157.2km의 타구에 무릎을 맞은 뒤 그라운드에 쓰러진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석연치 않은 판정과 예상치 못한 변수 속 무산된 첫 승

류현진은 4회 시작부터 선두타자 콴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탄탄한 투구를 이어갔다. 그런데 후속타자 히메네스와 승부에서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이 쏟아졌다. 류현진은 히메네스에게 초구 88.2마일(약 142km) 포심을 스트라이크존에 집어넣었는데, 이때 주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이후 류현진은 2B-2S에서 다시 한번 스트라이크존 낮은 쪽에 형성되는 직구를 뿌렸는데, 초구보다는 더욱 스트라이크에 가까운 공이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지 못하자 류현진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결국 주자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퍼펙트 행진이 중단됐다.

문제는 석연치 않은 판정 이후에도 나온 상황이었다. 류현진은 후속타자 라미레즈를 우익수 뜬공, 곤잘레스를 투수 땅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는데, 곤잘레스의 타구를 처리한 뒤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상황은 이러했다. 곤잘레스가 친 타구가 무려 97.7마일(약 157.2km)의 속도로 뻗어나갔고, 류현진의 오른쪽 무릎 안쪽을 직격하게 된 것. 류현진은 집념을 통해 타구를 끝까지 처리했지만, 이후 몰려오는 고통으로 인해 그라운드에 쓰러져 뒹굴었다.

류현진이 그라운드에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자 존 슈나이더 감독을 비롯해 트레이너가 더그아웃에서 쏟아져 나왔고, 류현진은 좀처럼 몸을 가누지 못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결국 류현진은 슈나이더 감독과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으면서 더그아웃으로 돌아가게 됐고, 5회부터는 제이 잭슨이 마운드에 오르면서 류현진의 첫 승은 다음 등판으로 미루게 됐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류현진의 부상이 크지 않아 보인다는 점. 토론토 구단은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검진을 진행했고, SNS를 통해 "류현진이 오른쪽 무릎 타박상으로 오늘 경기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확실한 상태는 조금 더 정밀 검진이 필요해 보이지만, 일단 타박상 외에 특별한 문제점이 발견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토론토와 류현진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마운드를 내려가는 과정은 분명 운이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첫 등판과 달리 두 번째 등판에서 3이닝 퍼펙트를 기록한데 이어 4이닝 노히트 투구를 선보인 만큼 다음 등판을 기대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결승 홈런을 친 후 기뻐하는 달튼 바쇼(좌)와 캐반 비지오./게티이미지코리아

투수전 속 4연승 내달린 토론토

최근 3연승을 질주하고 있던 토론토는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류현진이 4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친 후 갑작스럽게 불펜을 가동하게 됐으나, 제이 잭슨(1이닝)을 시작으로 헤네시스 카브레라(1이닝)-에릭 스완슨(1이닝)이 차례로 등판해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0-0의 투수전 흐름을 이어갔고, 8회 승기를 잡았다.

토론토는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달튼 바쇼가 안타를 뽑아내며 물꼬를 텄고, 후속타자 캐반 비지오가 클리블랜드의 바뀐 투수 언옐 데 로스 산토스의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았고,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2-0으로 앞섰다.

침묵하던 클리블랜드는 뒤늦게 추격에 나섰다. 클리블랜드는 8회말 공격에서 브라이언 로키오와 마일스 스트로가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1, 2루 득점권 찬스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보 네일러가 토론토의 바뀐 투수 팀 마이자를 상대로 한 점을 쫓는 적시타를 만들어냈지만, 더이상의 추격은 없었다.

토론토는 9회초 선두타자 브랜든 벨트의 2루타로 만들어진 득점권 찬스에서 조지 스프링어가 승기에 쐐기를 박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3-1로 달아났다. 그리고 9회말 조던 힉스를 투입해 뒷문을 걸어 잠그며 4연승을 내달렸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