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 "침대 같이 쓰기도"…'지원 부족' 꼬집은 나이지리아 선수

이의진 2023. 8. 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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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는 잉글랜드와 같은 지원을 받지 못해요. 훈련장·잠자리 모두 훌륭하지 않죠. 침대를 같이 써야 할 때도 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여자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이페오마 오누모누(뉴저지 고담FC)는 지난 7일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16강전 직후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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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많아 공이 어디로 튈지 모를 정도로 자국 그라운드 상태 나빠"
FIFA 40위로 16강 올라 세계 놀라게 한 나이지리아 "이제 매 경기 전쟁"
나이지리아 선수들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나이지리아는 잉글랜드와 같은 지원을 받지 못해요. 훈련장·잠자리 모두 훌륭하지 않죠. 침대를 같이 써야 할 때도 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여자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이페오마 오누모누(뉴저지 고담FC)는 지난 7일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16강전 직후 이렇게 말했다.

나이지리아는 이날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치른 잉글랜드와 16강전에서 120분간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2-4로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종료 휘슬이 울리고 대부분 선수가 좌절을 감추지 못한 그 순간 오누모누는 언론을 통해 자국의 '지원 부족'을 공개적으로 꼬집었다.

오누모누는 "선수들은 몸 상태를 회복해야 하는데, 지원이 부족하다. 나이지리아 대표팀 캠프에서는 체육관에 가는 게 어렵다"며 "할 일이 많다. 사람들이 이런 부분을 이야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이 순간에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조국을 위해 뛰고 싶으니 (이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면서도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환경이 더 좋아지면 좋겠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나이지리아의) 그라운드는 바위가 많아 공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우리가 쓴 경기장을 보면 다들 놀랄 것"이라며 "20세 이하 월드컵에 나선 우리 선수들은 복귀 도중 공항에서 24시간을 지내면서 잠을 자기도 했다.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FIFA 랭킹 40위 나이지리아는 도쿄올림픽 우승팀 캐나다를 누르고 B조 2위로 16강에 올라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까지 내부적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나이지리아축구협회의 지원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선수들은 '보이콧'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페오마 오누모누 [AFP=연합뉴스]

랜드 월드럼 감독은 지난달 6일 한 팟캐스트에 출연, "약 3주 전까지 14개월분 월급이 밀린 상태였다. 그중 7개월분은 받았다"며 "2년 전 여름 미국과 친선 경기 수당을 아직 받지 못한 선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축구협회의 아데몰라 올리지레 홍보 총괄이 윌드럼 감독을 두고 '역대 최악의 나이지리아 감독'이라 비난하는 등 내분 양상이 드러났다.

처우 문제가 불거진 건 자메이카와 남아프리카공화국도 마찬가지다.

FIFA 랭킹 54위 남아공 선수들은 월드컵 상금 배분을 둘러싸고 협회에 반발, 지난달 초 보츠와나와 평가전을 '보이콧'하는 강수를 뒀다.

지난 6월 랭킹 43위 자메이카 선수들도 그간 경기 수당을 제때 받지 못했고, 지원도 부실하다며 자국 협회를 비판했다.

협회가 월드컵 참가 자금조차 마련하지 못할까 봐 불안했던 미드필더 하바나 솔론의 어머니가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를 통해 직접 후원에 나서는 일까지 벌어졌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세 팀은 16강행에 성공했다.

오누모누는 나이지리아를 포함해 '여자축구 변방'으로 인식된 팀들의 반격이 시작됐다고 짚었다.

오누모누는 "우린 발전 중이다. 많은 사람이 유럽 경기를 보지만 우리 경기는 보지 않는다"며 "우리를 포함해 여러 팀이 (강호들을) 따라잡고 있다. 무조건 승리를 장담하는 팀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FIFA 랭킹 2, 7, 8위로 세계적 강호로 꼽힌 독일, 캐나다, 브라질이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오누모누는 "여자 선수들이 국제전을 많이 소화하기 시작하면서 (강호들을) 따라잡는 팀들이 많아졌다. 변화가 생겼다"며 "이제 매 경기가 전쟁"이라고 덧붙였다.

태클을 시도하는 오누모누 [EPA=연합뉴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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