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실수보다 중요했던 출전 시간' 김민재, 뮌헨 프리시즌 종료...슈퍼컵 선발 유력

김대식 기자 2023. 8. 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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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바이에른 뮌헨으로서의 김민재의 첫 프리시즌이 막을 내렸다.

뮌헨은 8일 오전 0시(한국시간) 독일 뮌헨 운터하힝에 위치한 슈포르트파크 운터하힝에서 열린 프리시즌 경기에서 AS모나코에 4-2로 승리했다. 최종 점검을 마친 뮌헨은 오는 13일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DFL 슈퍼컵에서 RB라이프치히를 상대하며 본격적으로 2023-24시즌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번 경기에서도 김민재는 선발로 나왔다. 뮌헨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마티스 텔이 최전방을 책임졌고, 세르쥬 그나브리, 자말 무시알라, 킹슬리 코망이 공격을 지원했다. 3선은 콘라드 라이머, 레온 고레츠카가 호흡을 맞췄다. 4백은 알폰소 데이비스, 김민재, 벵자맹 파바르,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스벤 울라이히가 꼈다.

본격적인 시즌을 앞두고 마지막 경기였지만 뮌헨의 주전 센터백 듀오로 예상되는 김민재와 마타이스 더 리흐트 조합이 이번에도 가동되지 못했다. 더 리흐트가 부상에서 아직까지 완벽히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 리흐트는 일본에서 진행된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경기부터 출전하면서 경기 감각을 높이기 시작했다. 리버풀전에도 후반에 들어갔지만 김민재와 교체됐기 때문에 두 선수가 호흡을 맞출 시간은 없었다. 수비진은 서로의 호흡이 중요한 포지션 중에 하나인데 김민재와 더 리흐트가 많은 합을 맞춰보지 못한 건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한테는 아쉬운 대목일 것이다.

이번 경기에서 모나코는 굉장히 높은 위치에서부터 압박을 가했다. 알렉산드르 골로빈, 위삼 벤 예데르, 미나미노 타쿠미가 김민재가 위치한 센터백 라인까지 접근했다. 나폴리 시절에는 이러한 압박에도 크게 당화하지 않았던 김민재였지만 이번 경기에서 실수가 나오고 말았다.

전반 28분 김민재는 평범한 빌드업 과정에서 파바르에게 패스를 보내려다가 패스미스를 저지르고 말았다. 짧았던 패스는 그대로 골로빈에게 향했다. 김민재의 실수에도 울라이히 골키퍼가 막아내면서 순간 위기는 모면했다.

하지만 대형이 뒤틀린 뮌헨은 완성도 있게 볼을 전진시키지 못했고, 다시 모나코에게 공격권을 내줬다. 정돈되지 못한 뮌헨의 수비진은 미나미노를 놓치고 말았고, 실점으로 이어졌다. 김민재의 패스미스가 직접적으로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시즌 도중에는 절대로 나와서는 안되는 실수였다.

실수 장면을 제외하면 김민재의 경기력은 완벽에 가까웠다. 전반 8분 미나미노가 돌파를 시도했지만 김민재는 가볍게 막아냈다. 2분 뒤 모나코가 우측에서 공격을 만들어 나올 때도 김민재는 특유의 전진 수비로 공을 가로챘다. 전반 27분에는 모하마드 카마라와의 경합에서 대단한 힘을 보여주면서 공을 가져왔다.

전진 패스도 유감 없이 보여줬다. 전반 11분 코망을 향해 좋은 롱패스를 보여준 김민재는 나폴리 시절처럼 직접 공을 몰고 올라가 동료들에게 패스를 넣어주기도 했다. 다만 아직까지 동료들과의 호흡이 완벽한 느낌은 아니었다. 후반에도 김민재는 무난한 활약을 보여줬다. 더 리흐트가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되면서 주전 센터백 듀오는 18분 정도 호흡을 맞췄다.

경기 후 투헬 감독은 "우리는 많은 일을 잘했지만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 주도권을 잡았어야 했지만, 우리의 실수로 인해 조금 길을 잃었다. 하지만 우리는 침착함을 유지했고 전반전을 잘 마쳤기 때문에 리드를 차지할 자격이 있었다"며 실수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좋은 친선 경기였고 결과도 좋았지만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 우리에게 좋은 템포를 유지해야 한다. 우리는 슈퍼컵에 대한 척도를 제시하고 있다. 잘 준비되어 있다고 느끼지만 한계를 넘어서야 할 것"이라며 선수들에게 더욱 분발을 요구했다.

 

 

지난 7월 18일부터 공식적으로 뮌헨 선수가 된 김민재는 29일 가와사키전에서 뮌헨 데뷔전을 치렀다. 가와사키전에서 아직은 동료들과의 호흡이 어색한 듯 빌드업 과정이 깔끔하지 않은 모습이 나오기도 했었지만 김민재의 수비력은 일품이었다.

철저한 관리 속에 45분 경기만 마친 김민재는 감독 및 동료들에게 칭찬세례를 받았다. 투헬감독은 "김민재는 잘했다.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면에서도 그렇다. 매우 만족스럽다. 이번 경기는 그의 첫 번째 경기였다. 그는 훈련을 매우 열심히 하고 있고 잘 하고 있다"며 김민재의 데뷔전을 높이 평가했다.

장기적으로 김민재의 파트너가 될 더 리흐트 또한 "모두들 김민재가 지닌 퀄리티에 대해 봤을 것이다. 그는 매우 빠르고 적극적이다. 경합면에서도 뛰어나다. 보통 몇 주간 뛰지 못했을 때에는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는 잘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핵심 선수인 조슈아 키미히 역시 "우리는 그와 함께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김민재는 평점 7.5점으로 이날 선발 출전했던 22명 가운데 키미히(7.6점) 다음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민재는 가로채기 3회, 태클 2회, 볼 터치 70회, 패스 성공률 88.5%, 키 패스 1회, 롱패스 4회(2회 성공), 그라운드 경합 3회(3회 성공), 공중볼 경합 2회(2회 성공), 드리블 시도 1회 등을 기록했다.

리버풀전에서도 김민재의 활약은 이어졌다. 리버풀은 뮌헨의 높은 수비라인을 공략하기 위한 전술을 보여줬는데 뮌헨이 리버풀의 역습을 막아낼 때마다 김민재가 등장했다. 김민재는 수비만 잘한 것이 아니었다.

만능 수비수답게 빌드업 과정에서도 탁월한 실력을 보여줬다. 지난 가와사키전에서는 동료들과의 호흡이 아직 맞지 않으면서 빌드업 과정에서 약간은 불안한 모습이 있었지만 리버풀을 상대로는 안정적이었다. 전반 14분에는 파바르를 향해 완벽한 롱패스를 보내주면서 빌드업 실력도 뽐냈다.

전반 33분 김민재는 공간으로 침투하는 그나브리를 향해 환상적인 패스를 넣어줬다. 그나브리가 조엘 마팁을 완벽히 제친 뒤 만회골을 넣어줬다. 뮌헨에서 김민재가 기록한 첫 공격 포인트였다.

다만 이날 경기에서도 실수가 나오긴 했다. 전반 2분 코디 각포가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자 김민재가 전진해서 수비했다. 이때 각포는 디오고 조타에게 빠르게 패스를 내준 뒤에 김민재가 올라오면서 생긴 공간으로 침투했다. 조타가 원터치 패스로 각포에게 패스를 절묘하게 빼줬다. 각포가 그대로 공을 잡은 뒤 선제골로 연결했다.

모나코전에서도 김민재답지 않은 실수가 나온 것으로 보아 아직 몸상태가 100%가 아니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김민재는 뮌헨으로 이적하기 전 나폴리에서 치렀던 5월 29일 볼로냐전이 마지막 공식경기였다. 기초군사훈련 때문에 국가대표팀 일정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논산훈련소에서 3주 동안 지내는 동안에는 정상적인 컨디션 유지가 불가능했다. 김민재도 훈련 기간 동안 살이 많이 빠지면서 스스로 걱정을 내비친 적이 있다. 경기 감각도 당연히 저하됐다.

그래도 뮌헨은 김민재를 배려하고자 일본에서 합류하도록 권유했는데 김민재는 하루빨리 몸 컨디션을 끌어올리고자 곧바로 독일로 향했다. 이적 절차를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하고, 조금이라도 팀에 빨리 적응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김민재는 뮌헨 코칭스태프의 특별한 관리 속에 빠르게 컨디션을 되찾기 시작했지만 아직 100%는 아닌 것으로 추측된다.

긍정적인 건 모나코전에서는 김민재의 출전 시간이 63분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지난 2경기에서는 김민재는 약속된 것처럼 45분만 출전했다. 출전시간을 늘렸다는 건 선수가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이 올라왔다는 의미다.

프리시즌 동안에 있었던 실수는 어차피 크게 중요하지 않다. 본격적인 시즌에서 저지르지 않으면 될 일이다. 라이프치히전에서 김민재는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그때까지 컨디션을 더 높이고, 동료들과의 호흡을 더욱 개선한다면 다시 철벽모드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안정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건 김민재한테는 큰 과제다. 뮌헨이 김민재를 영입한 이유에는 뤼카 에르난데스의 이탈도 있겠지만 다요 우파메카노의 2022-23시즌 후반기 경기력 저하도 있다. 우파메카노는 전반기에는 리그 베스트급 활약을 선보였지만 후반기에는 큰 경기마다 실수를 연발해 뮌헨을 좌절하게 만들었다.

우파메카노를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에 김민재 영입으로 이어진 것이다. 김민재는 나폴리 시절 높은 수비라인을 유지하면서도 수비적으로는 실수를 거의 저지르지 않았다. 그러한 안정감을 뮌헨에서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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