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견제 위해···방위력 증강 나선 일본, 주변국과의 군사협력 및 무기지원 광폭 행보

정원식 기자 2023. 8. 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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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28일 일본 후지산 상공으로 일본 자위대 소속 F-2 전투기와 독일 공군 소속 유로파이터 전투기 편대가 비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방위력 증강에 힘을 쏟고 있는 일본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주변국들과의 군사 협력 및 무기 지원을 확대하는 등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8일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호주와 맺은 원활화협정(RAA·상호접근협정)을 오는 13일부터 발효하기로 했다.

일본이 호주를 비롯해 여러 나라와 체결을 추진해온 RAA는 공동 군사 훈련시 상호 군대의 입국과 무기 반입 등 절차를 간소화하는 협정이다. 일본은 동맹국인 미국 이외에 가치를 함께 하는 나라들과의 방위 협력 강화 수단으로 이 협정을 추진해왔다.

협정은 항공기나 함정이 상대국을 방문할 때 서로 비행장이나 항만 사용 허가를 신속하게 처리해주고 무기와 탄약 휴대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이달 23일부터 내달 15일 사이에 항공자위대가 이시카와현 고마쓰기지 주변에서 호주 공군과 함께 실시할 훈련에 이 협정을 처음 적용하는 방안을 조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은 “협정을 조기에 활용해 자위대와 호주 군의 상호 운용성을 높여 방위 협력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호주의 RAA는 해양 진출을 강화해온 중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도 알려졌다. 일본은 호주에 이어 올해 1월에는 영국과도 RAA 협정을 맺고 발효 절차를 밟고 있으며 프랑스, 필리핀 등과도 협정 체결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뿐 아니라 일본 정부는 올해 신설한 ‘정부 안전보장 능력강화 지원’(OSA) 제도에 따라 방위 장비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대상국도 현재의 4개국에서 6개국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몽골, 파푸아뉴기니, 지부티 등에 경비정과 레이더, 무인기(드론) 등을 무상 지원한다. 관련 예산도 기존 20억엔(약 184억원)에서 50억엔(약 460억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OSA는 비군사 분야로 한정된 공적 개발 원조(ODA)와 달리 방위장비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 등 가치관을 공유하는 국가의 군대에 기자재 등을 제공하고 능력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OSA의 취지다. 일본은 OSA 제도를 활용해 해양 진출과 군비 증강을 추진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억지력을 높이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일본이 내년에 OSA 제도로 지원하려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하는 국가들이다. 몽골은 중국·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고 파푸아뉴기니는 중국이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태평양 지역 섬나라다. 아프리카 동부 지부티에는 자위대 거점이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말 ‘반격 능력’(적기지 공격능력) 보유 등을 골자로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하고 국방 예산을 대폭 증액하는 등 국방 분야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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