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유치 준비한다며 해외 관광 명소 돌고 손흥민 경기 직관한 공무원들...“꿈같은 여행”

손덕호 기자 2023. 8. 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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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군, 잼버리 명목으로 해외 출장 20여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원들이 8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대회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개최된 장소는 전북 부안군이다. 부안군은 지금까지 세계잼버리 유치 홍보나 우수 사례를 배우겠다며 20여차례 해외 출장을 떠났는데, 이 가운데에는 잼버리나 스카우트 활동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출장도 있었다. 귀국 보고서에 “꿈 같은 여행이었다”라고 적은 공무원도 있었다.

8일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정부 중앙부처와 지자체 공무원 등이 새만금 세계잼버리와 관련해 떠난 해외 출장은 총 101건이다. 전북도가 57건(56.4%)으로 가장 많고, 이어 부안군 25건(24.8%), 새만금개발청 12건(11.9%), 여성가족부 5건(5%), 농림축산식품부 2건(2.0%)이다. 이 중 부안군 공무원들의 해외 출장 중에는 외유성으로 보이는 출장이 여럿 있다.

부안군 공무원 3명이 2017년 6월 30일부터 7월 13일까지 영국, 프랑스, 체코 3개국을 세계잼버리유치 홍보 목적으로 해외 출장을 떠났다. 이들이 파리 에펠탑을 배경으로 찍은 기념사진. /귀국 보고서 캡처

◇하루 종일 파리 디즈니랜드에서만 시간 보내…”행정 행위 세계화 안목으로”

부안군 문화관광과, 미래창조경제과, 주산면 소속 각 1명씩 총 3명의 여성 공무원은 2017년 6월 30일부터 7월 13일까지 12박 14일간 영국, 프랑스, 체코 등 3개국으로 해외 출장을 떠났다. 제목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를 벤치마킹하여 부안군의 신성장 동력인 문화관광의 구심점을 찾고, 잼버리대회 유치 홍보활동을 전개하고자 함’이었다.

이들은 영국에서는 대영박물관, 피카디리광장, 버킹엄궁전, 타워브릿지 등을 돌아봤고, 체코에서는 프라하성과 존레논벽을 관람했다. 프랑스에서는 에펠탑과 루브르박물관, 오르세미술관, 몽마르트 등을 다녀갔다. 출장 11일차에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10시간 20분 동안 파리 디즈니랜드에서만 시간을 보냈다.

이들은 ‘탐방 소감’에서 “이번 배낭여행을 통해 나라별 특색을 느낄 수 있었다”며 “우리 고유의 문화와 전통을 잘 살리면 세계적인 상품으로 거듭나리라 생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건물 신축 등 어떤 행정 행위를 할 때에는 세계화를 시킨다는 거시적 안목으로 접근해야겠다”고 썼다. 이들은 출장 사진으로 관광지에서 꼭 붙어서 찍은 기념사진을 5장 올렸다.

부안군 공무원 4명이 2017년 7월 13일부터 24일까지 세계잼버리 유치 홍보를 목적으로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독일 출장을 떠났다. 이들이 독일 마르크트광장에서 찍은 사진. /귀국 보고서 캡처

◇크로아티아 가이드 대동 관광지 ‘출장’…”프라하 와보니 뿌듯·뭉클”

부안군은 공무원 3명이 귀국한 2017년 7월 13일 여성 공무원 4명을 10박 12일 일정으로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독일 등 6개국을 둘러보는 일정으로 해외 출장을 보냈다. 출장 제목은 ‘유럽문화 및 관광산업 등 견학 체험을 통해 우리군 문화, 관광분야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세계잼버리 새만금 유치 홍보활동을 하고자 함’이었다. 출장을 떠난 공무원 4명은 모두 보건소 소속이었다.

이들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대성당, 슬로베니아 포스토이나 동굴, 체코 프라하성, 오스트리아 모차르트 생가, 헝가리 어부의 요새, 독일 마르크트 광장 등을 둘러봤다. 크로아티아에서는 “인솔 가이드가 전체 지형을 섬세한 설명으로 지루함 없이 주변을 돌았다”고 설명한 것으로 미루어 가이드도 대동한 것으로 보인다.

동유럽 중심으로 해외 출장을 떠난 공무원 4명은 ‘해외연수 소감’으로는 “10박 12일 동안 꿈 같은 여행은 이것으로 끝났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잊지 못할 생생한 추억”이라며 “우리 팀원들과 해외배낭 연수 기회를 갖게 해주심에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체코에 대해서는 “TV 혹은 인터넷에 언급된 프라하란 도시를 직접 와보니 뭔가 모를 뿌듯함과 뭉클함이 동시에 몰려왔다”고 했다.

부안군 공무원 4명이 2019년 10월 3일부터 13일까지 세계재버리 대회 개최지 연구 목적으로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다. 이들이 아멕스스타디움에서 영국 EPL 경기를 관람하는 사진. /보고서 캡처

◇스타디움서 손흥민 경기 직관하고 “읍·면 국민체육센터에 반영 가능”

출장 후 제출한 보고서에서 세계잼버리와 연관 있는 일정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대부분의 일정이 관광으로 채워진 해외 출장도 있었다. 부안군 변산면과 줄포면, 민원과와 문화체육시설사업소 7~8급 공무원 4명은 ‘영국의 세계잼버리대회 개최지 및 도시재생 우수사례 연구’와 ‘프랑스 파리의 우수축제 및 자연자원 랜드마크 연구’ 명목으로 2019년 10월 3일부터 13일까지 런던과 파리를 방문했다.

공무원 4명이 해외 출장 후 제출한 보고서 이름은 ‘국외여행 보고서’다. 주요 일정은 런던 버킹엄궁전, 웨스트민스터사원, 내셔널갤러리, 테이트모던미술관과 파리 몽마르뜨 포도축제, 몽생미셸 수도원, 지베르니 모네정원 등이었다.

런던에서는 2019년 10월 5일 아멕스스타디움을 찾았는데, 이날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브라이튼&호브알비온과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가 있었다. 토트넘 소속 손흥민 선수가 선발 출전했다. 출장에 참가한 공무원들은 보고서에서 “운동장과 관중석이 가깝게 설치되어 생동감 넘치는 경기 관람이 가능하다”며 “우리 군 읍면단위 국민체육센터 등 관련 사업 시행 시 반영 가능하다”고 적었다.

이들은 ‘총평’에서 “대표적인 도시재생 성공 사례지를 살펴본 결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공존하는 모습이 공통적으로 보였다”고 했다. 또 “2023 세스카우트계잼버리 개최를 앞두고 행사 이후 활용 방안 모색이 크게 대두된다”며 “계속해서 관광객들이 방문할 수 있는 부안 만의 특색 있는 랜드마크를 조성하기 위한 아이디어 발굴 필요성을 절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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