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구워가며 돈 모아 참가한 잼버리…英 "조직위 실망, 조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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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따른 온열질환자가 속출하자 가장 먼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떠난 영국 스카우트단.
영국 스카우트단은 지난 4일 야영장 철수를 결정하고 5일부터 서울 호텔로 이동해 오는 12일까지 머물 예정이다.
세계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은 잼버리 참가를 앞두고 학교와 지역에서 모금 행사를 벌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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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 예비비 16.7억 넘는 비용 지출"
"그늘·식량·위생·의료 부족"…잇단 혹평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자가 속출하자 가장 먼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떠난 영국 스카우트단. 모금활동을 통해 참가비를 마련해서 온 행사인데 실망스러웠다며 혹평을 쏟아냈으며 조직위에 대한 조사도 촉구했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맷 하이드 영국 스카우트연맹 대표는 “대원 한 명당 약 3500파운드(약 600만원)를 경비로 지출했다”며 “많은 대원이 모금이나 기부로 비용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잼버리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한다”고 부연했다.
하이드 대표는 잼보리 철수 이후 호텔로 이동한 것과 관련해 BBC에 “영국 스카우트 예비비를 이용해 약 100만 파운드(16억7000만원)가 넘는 비용을 지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앞으로 3~5년간 영국 스카우트가 계획한 일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영국은 이번 잼버리 최대 참가국이다. 청소년과 인솔자가 4500명에 달한다. 영국 스카우트단은 지난 4일 야영장 철수를 결정하고 5일부터 서울 호텔로 이동해 오는 12일까지 머물 예정이다. BBC에 따르면 일부 스카우트 대원들은 한 방에 5명이 함께 사용하고 있다. 이동 첫날엔 숙소가 부족해 최대 250명이 서울의 한 호텔 연회장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세계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은 잼버리 참가를 앞두고 학교와 지역에서 모금 행사를 벌이곤 했다. 올라프 클레이튼씨는 딸 가브리엘라(16)가 참가비를 마련하려고 18개월간 빵을 구워 팔고 영어를 가르치고 식당에서 일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또 가브리엘라가 한국어와 문화 공부도 했다고 설명했다.
가브리엘라의 아버지는 “조기 철수하게 돼서 매우 속상해했지만, 위생 상태와 날씨가 급격히 악화해서 야영장을 떠날 때쯤엔 끔찍했다”며 “아이들은 버스를 기다리면서 쓰러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딸이 전쟁 같은 경험을 하고 많이 배웠을 테니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이런 행사를 개최한 한국의 명성에는 그다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현장 여건에 대해선 그늘 부족, 식이요법이 필요한 대원들을 위한 음식 미비, 위생 열악, 의료 서비스 불충분 등 네 가지 측면에서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하이드 단장은 “가기 전부터 행사 중에도 이런 우려 일부를 되풀이해서 제기했고 시정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는데 지켜지지 않았다”며 “수천명이 사용한 화장실이 정기적으로 청소되지 않는 걸 상상해보면 어떤 상황이었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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