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 초전도체 테마 이달에만 벌써 169%↑…회사들은 ‘손사래’ 왜?
이달 들어서만 기록적인 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덕성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 7월까지도 지지부진하던 주가를 극복하고 이달에만 벌써 170%에 달하는 수익을 낸 합성피혁업체 덕성이 최근 증시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과학계 꿈의 물질이라고 알려진 초전도체 관련주로 묶인 탓이다. 일부에서는 과도한 주가 상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 증권가에 따르면 덕성은 지난 1일 4420원에 출발해 전일 1만1900원까지 169.23% 상승했다.
이달에만 주가가 3배 가까이 뛴 것이다. 주가 흐름을 보면 연초를 제외하고는 큰 폭의 조정 없이 지속적인 하락폭을 키워오던 주가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사흘 연속 상한가를 행진을 이어왔다. 6일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주가는 전일에도 9180원까지 오르면서 또다시 상한가를 찍으며 고공 행진하고 있다.
1일부터 전일까지 덕성의 주가 상승률은 코스피 830여 개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어 서남(152.20%), 덕성우(96.91%), 서원(91.44%)다.
덕성은 합성수지 부문에서는 합성피혁 주원료를, 재료 사업 부문에서는 전자재료 등을 생산하는 회사다. 하지만 최근 국내 연구진이 상온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소식에 과거 초전도 현상을 이용해 반도체 웨이퍼 제조 장비를 만들었던 덕성을 향해 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가 이어진 것이다.
덕성의 입장도 당황스럽다. 덕성은 매경닷컴과의 통화를 통해 이미 해당 사업은 2010년 초반에 마무리 지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서원, 서남 등 관련주로 묶인 다른 회사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원은 비철금속 부문에서 소재 산업 회사로 초전도체가 구리 물질을 이용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관련주로 분류됐다. 서남은 모터 및 발전기용 고온 초전도 선재 제조 및 판매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퀀텀연구소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서원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연구소와 거래를 하거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구리가 활용된다는 것 때문에 엮인 것 같다”며 “그저 중간 단계일 뿐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서원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상온과 상압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물질 LK-99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퀀텀에너지연구소는 의학 및 약학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 기업이다.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이 지분을 9.37% 보유하고 있는데 신성델타테크는 이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의 지분을 50%가 넘게 보유하고 있어 관련주로 분류되기도 했다.
신성델타테크는 이날 9시 40분 기준 전일 대비 7400원(29.84%) 오른 3만2200원에 거래되면서 장 초반부터 상한가에 안착했다. 그러나 신성델타테크도 초전도체 기술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신성델타테크 관계자는 “지분 관계로 봤을 경우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초전도체 관련 기술에 관해서는 사실 퀀텀연구소가 어떤 회사인지도 잘 몰랐다”고 말했다.
이미 초전도체를 향한 투자자들의 투자 열기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이차전지 관련주가 국내 증시를 뒤흔든 가운데 ‘제2의 이차전지’를 찾기 위해 투자자들이 초전도체 관련 종목으로 바통을 이어받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주가 과열을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덕성의 1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55.30% 감소한 13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주가가 3배 가량 급등하면서 올 1분기 실적을 연산화한 수치를 기준으로 덕성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4.55배다.
덕성의 PER가 34.55배라는 것은 덕성에 투자했을 때 그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까지 34.55년이 걸린다는 의미다.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너무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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