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해외 의존하던 원전 안전 모니터링 센서 기술, 국산화 눈앞에

이민구 원자력연 책임연구원팀 성과

이민구 한국원자력연구원 기기안전진단연구부 책임연구원이 친환경 압전형 센서 시제품을 들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지금껏 100% 해외 기술에만 의존했던 원전 안전 모니터링 센서 기술이 조만간 국산화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은 국가 기반산업 핵심 설비의 안전을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압전형 센서 소재·부품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개발된 센서 제품에 대해 국내외 인증을 획득했다고 8일 밝혔다.

원자력 발전소, 중화학 플랜트, 철도·교량과 같은 설비는 오랜 기간 튼튼함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설비가 받는 외부 충격, 진동은 물론 각종 결함과 같은 이상 상태를 상시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필요한 게 외부 충격을 전기 신호로 바꿔 그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압전형 센서다.

국내에서는 압전형 센서를 만들 소재나 기술이 부족해 미국, 유럽과 같은 기술 선진국에서 이를 전량 수입하고 있었다. 압전형 센서는 ‘납 티탄산 지르코늄(PZT)’이라 불리는 압전세라믹 소재로 만든다. 이 소재에는 유해물질인 납이 들어간다. 그런데 전자제품·기기에 들어가는 납 함량을 엄격히 규제하는 유럽은 물론 납 사용을 금지하는 국가들도 많아 압전형 센서를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민구 원자력연 기기안전진단연구부 책임연구원은 2017년부터 기초 핵심 소재인 친환경 압전 소재와 디자인, 부품 제작 기술까지 센서 원천 기술 개발에 집중해왔다. 그 결과 PZT를 대체할 친환경 소재로 주목받는 ‘칼륨 소듐 니오베이트(KNN)’를 기반으로 압전성이 우수한 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해당 소재로 만든 압전형 센서가 감도, 주파수, 안정성 측면에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개발한 뒤 센서 내 복잡한 구성 부품의 제작, 조립, 가공 기술을 최적화하는데 까지 성공했다.

연구진은 원전을 비롯해 다양한 산업 설비의 이상진동, 이물질 충격 등을 감시할 수 있는 직경 2cm, 높이 6cm 가량의 가속도계 센서 2종을 개발했다. 또 배관 누설이나 결함을 탐지할 수 있는 직경 2~3cm, 높이 2~4cm 가량의 음향방출형 센서 2종을 만들었다. 이들 모두 올해 초 한국인정기구(KOLAS) 공인시험을 통해 기존 PZT 기반 상용 제품을 대체할 만큼의 성능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들 센서가 즉시 상용화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제품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인증하는 국내 KC 인증과 유럽 CE 인증, 친환경성 인증인 유럽 RoHS 인증도 7월까지 획득했다. 국내 특허 등록 2건과 출원 2건도 마쳤으며, 현재 국내 상표 등록과 미국, 유럽 등 해외 특허 등록이 진행 중이다. 제품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8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2019년 ‘출연(연) 우수성과 10선’에도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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