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에는, ‘LJH’가 떠나도 ‘LJH’가 있다
프로야구 키움 홍원기 감독은 지난달 말 선발투수 최원태를 내주고 영입한 카드 중 하나인 외야수 이주형(22)의 여러 재능을 며칠간의 경기를 통해 직접 확인했다.
야수 뎁스가 좋은 LG에서도 유망주 순위로 1, 2위를 다투던 이주형은 ‘듣던 대로’였다. 이주형은 올시즌 개막 이후 LG에서는 1군 16타석만을 기록했지만, 키움 이적 뒤에는 8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타율 0.367(30타수 11안타) 2홈런 1도루 6타점에 OPS 1.106을 올렸다. 지금으로서는 이미 키움 타선의 ‘중심’이다.
홍 감독은 이주형에 대한 유일한 물음표를 경험으로 봤다. “한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른 적이 없다. 앞으로 그런 점이 어떻게 나타날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주형 스스로 극복해야 할 숙제다.
키움 내부에서는, 올해 오프시즌 이후 고민을 살짝 덜어내는 듯한 반응도 나온다. 단기적으로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포스트 이정후’의 타이틀을 내세워 영입한 이주형이 그야말로 이정후와 ‘닮은꼴’ 활약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이정후는 지난달 23일 발목 부상 뒤 잔여 시즌 복귀 시점이 불투명하지만, 올시즌 뒤 포스팅시스템(비공개 입찰)을 통해 미국으로 건너가는 것은 기정사실화돼 있다. 구단에서도 이번 부상이 이정후의 몸값을 조금은 움직일 변수는 되지만, 진로를 바꿀 변수는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주형이 기대대로 잘 성장한다면 경기 스타일에서 이정후와 흡사할 가능성이 꽤 있다. 같은 우투좌타 외야수로 중견수로 나서고 있는 이주형은 콘택트 능력이 좋은 데다 어느 정도 힘도 갖추고 있다.
공교롭게 한국식 영문 이니셜까지 ‘LJH’로 똑같다. 이정후가 미국으로 간다면, 샌디에이고 김하성의 유니폼 이름 표기 방식(H.S. KIM)대로 ‘J.H. LEE’를 사용할 수도 있다.
이주형은 인터뷰에서 이정후 얘기가 나오면 손사래부터 친다. 그런 비교를 할 수준과는 거리가 너무 멀다는 뜻에서 아예 언급하는 것을 꺼린다. 그렇다고 ‘롤모델’까지 굳이 겸손하게 잡을 필요는 없다. 이주형은 지난 주중 잠실 LG전에 앞서 대화 도중 일본프로야구의 야나기타 유키(소프트뱅크)와 일본 무대를 거쳐 올해 미국으로 건너간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을 꼽았다. 둘 모두 우투좌타 외야수로 아시아 선수로는 굉장한 ‘파워 히터’로 분류된다.
이주형이 쑥쑥 커나간다면, 이 중 기동력까지 갖춘 야나키타 유형의 선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주형은 발도 빠르다. 이정후가 유일하게 없는 강점을, 갖추고 있다. 이주형이 이적하는 가운데 LG 내부에서 덕담으로 특정 부문 수치가 아닌 ‘20(홈런)-20(도루)’ 같은 호타준족 상징 기록이 곁들여진 것도 이 때문이다.
키움은 5강만은 충분히 노려볼 상황에 선발투수 최원태를 내줬다. 아쉬움이 컸다. 아쉬움과 허탈함이, 일단은 이주형의 움직임으로 마사지되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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