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요리전문가 히데코와 요시코의 추억의 여름 음식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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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데코에게
섬에서 살았던 우리에게 여름은 바다를 빼놓고 얘기할 수가 없지. 매년 여름이면 집에서 3분 거리에 있는 바다에 나가서 아버지랑 보트도 타고 낚시도 하고, 수상스키도 탔었는데 기억나니? 너도 종종 우리 가족이랑 함께했었잖아. 섬에서 자랐기 때문에 누릴 수 있었던 최고의 혜택이 아니었나 싶어. 그렇게 수영을 하다가 게 한 마리를 발견해서는 급하게 집으로 가져가 엄마한테 꽃게된장국을 만들어달라고 하면 엄마가 한숨을 쉬었어. 한 마리로는 부족하다는 엄마의 말이 그땐 왜 그렇게 상처였는지 몰라. 지금 생각하면 어릴 적 내 모습이 귀엽기만 한데 말이야.(웃음) 이번에 너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여름 음식은 ‘가지볶음’이야. 여름 제철 식재료이기 때문에 거의 밥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단골 메뉴인데, 여름이면 늘 생각나는 음식이기도 하지. 한국에서도 여름이면 가지 요리를 잘해 먹는지 궁금하기도 하네. 오랜만에 옛날 생각하면서 ‘가지볶음’ 한번 만들어보는 건 어때?
가지볶음
가지·피망 2개씩, 현미유 3큰술, 시소(깻잎 대체 가능) 5장
양념장 미림·미소된장 2큰술씩
만들기
1 가지는 길이대로 반으로 갈라 반달썰기하고, 피망은 먹기 좋게 채 썬다. 시소는 1cm 폭으로 채 썬다.
2 달군 팬에 현미유를 두르고 가지와 피망을 볶는다.
3 가지가 노릇하게 익으면 미림과 미소된장을 넣고 한 번 더 볶는다.
4 볶은 재료를 그릇에 담고 채 썬 시소를 올린다.
요시코에게
나의 어린 시절 여름에 너희 가족과 함께 탔던 수상스키는 잊을 수가 없지. 너희 아버지가 가르쳐주셨는데, 나는 체력이 부족해 늘 중도 포기하곤 했었잖아. 우리 함께 수영부 활동도 했었는데, 잠시 잊고 살았네. 나의 여름 추억은 외갓집이 대부분인 것 같아. 나가오현에 있는 우리 외갓집은 사찰을 운영하고 있었고, 지역 자체가 산촌으로 이뤄져 먹거리, 놀거리가 전부 생소해 참 즐거웠지. 부처님을 모신 본당을 놀이터 삼아 외사촌들과 신나게 놀았었는데 참, 철없던 시절이었지. 먹거리도 나무에서 베리류를 손으로 따 먹기도 하고, 나물이나 골뱅이를 삶아 먹는 등 집에서와는 사뭇 다른 먹거리가 꽤나 즐거웠던 여름 추억이지. 요시코, 한국에서는 여름에 콩국수를 자주 만들어 먹어. 더위에 지쳐 입맛이 떨어졌을 때 시원한 콩국에 삶은 면을 넣어 먹는 건데 부족한 단백질도 채우고, 시원하게 먹을 수 있으니 한국에서는 필수 여름 음식이야. 지역에 따라 소금이나 설탕을 넣어 먹는데, 나는 일본식 여름 채소 다시를 마리네이드해 고명으로 올려 먹기도 해. 고소하고 담백하고 시원한 여름 음식 ‘콩국수’ 한번 만들어 먹어보길 바란다.
콩국수
콩(백태) 300ml, 중면 100g, 오이 1/4개, 소금·설탕 약간씩
만들기
1 콩은 깨끗하게 씻은 다음 물을 넉넉히 붓고 6시간 정도 불린다.
2 냄비에 불린 콩과 물을 붓고 센 불에서 한소끔 끓인 뒤 중간 불로 줄여 소금을 약간 넣는다.
3 중간 불에서 5~7분간 더 삶는다.
4 삶은 콩은 식힌 뒤 물과 함께 믹서에 넣고 간다. 이때 물을 보충해가며 농도를 조절한다.
5 끓는 물에 중면을 넣고 한소끔 끓인 다음 끓어오르면 찬물 반 컵을 2~3번에 나눠 부으며 익힌다.
6 찬물에 면을 여러 번 씻어 전분기를 제거한 뒤 그릇에 담아 ④의 콩물을 붓는다.
7 오이는 채 썰어 고명으로 올린다.
8 취향에 따라 소금 또는 설탕을 넣어 먹는다.
진행 : 김수영(프리랜서) | 사진 : 김정선 | 요리 : 나카가와 히데코(@hideko_nakagawa), 하야시 요시코(@soup_haya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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