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필리핀 남중국해 '물대포' 갈등…中 "美, 이간질 중단하라"

정은지 기자 2023. 8. 8.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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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필리핀, 세컨드 토마스 숄 영구 점령 시도"
필리핀은 中대사 초치…美는 "상호방위 약속 발동"
중국 해안경비대가 5일(현지시간)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 군도)의 세컨드 토마스 숄 인근에서 정기적인 보급 업무를 하고 있던 필리핀 해안경비함에 물대포를 발사했다고 필리핀해안경비대(PCG)가 6일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2023.08.06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중국이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에서 필리핀 해양경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쏜 것을 계기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등 동맹국은 중국이 '항행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 측에는 '이간질을 중단하라'고 으름장을 놓는 한편 필리핀에는 "최대한 인내심과 선의를 베풀었다"며 미중 경쟁을 악용해선 안된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8일 스프레슬리제도 세컨드 토마스 숄(Second Thomas Shoal, 중국명 런아이자오(仁爱礁))은 예로부터 중국 난사군도의 일부로 필리핀은 함정을 주둔시켜 불법으로 눌러앉아 현상 변경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필리핀 측에 군함을 예인할 것을 요구했지만 필리핀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뿐 아니라 군함을 대대적으로 보수해 세컨드 토마스 숄의 영구 점령을 꾀했고 지난 5일 중국의 만류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군함 보수를 위한 건축 자재를 수송하려 했다"며 "미국 국무원이 이같은 사실을 무시하고 중국 측의 정당한 법 집행을 공격하는 성명을 통해 필리핀의 불법 도발을 지지한 것을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한동안 미국은 필리핀의 군함 보수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해상에 군함 항공기를 파견하는 등 미-필리핀 공동방위조약 이행을 핑계로 중국을 위협했다"며 "이는 필리핀의 중국 주권 침해를 노골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으로 그 계획은 실현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남중국해 중재안은 유엔해양법협약 등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중국이 자국의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을 보호하려는 중국의 의지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며 "우리는 미국이 남중국해 문제를 이용해 소란을 일으키거나 이간질하는 것을 중단하고 남중국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지역 국가의 노력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미 국무부는 "물대포를 발사하고 안전하지 않은 차단 조치를 취한 중국 선박은 필리핀의 합법적인 항행의 자유를 방해하고 필리핀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위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이러한 행동은 국제법에 부합하지 않으며 남중국해의 현상 유지에 대한 반복적인 위협의 가장 최근 사례로, 지역 평화와 안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해안경비대를 포함한 필리핀 공공 선박, 항공기 및 군대에 대한 무력 공격은 1951년 미국-필리핀 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따른 미국의 상호방위 약속을 발동할 것임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언론은 필리핀이 오히려 도발해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미중 전략적 경쟁을 악용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환구시보는 이날 논평에서 "중국 해경선이 크기 때문에 필리핀 선박의 움직임을 저지할 때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물대포를 동원했고 사람을 향해 물대포를 쏘지 않았다"며 "만약 미국이나 다른 강대국, 심지어 일본이였다 하더라도 저지 수단은 더 격렬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환구시보는 오히려 필리핀이 최근 들어 해당 해역에서의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의 배경을 틈타 남중국해 암초 분쟁에서 조금이라도 더 이득을 보겠다는 투기적 발상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도 피리핀과의 군사안보 협력 추진을 위해 분쟁이 있을 때마다 '공동방어'를 내세우고 있으며 양측의 국방지침까지 바꿔 남중국해에 개입하고 있다"며 "미국이 진정 필리핀을 위해 상당한 위험을 무릅쓰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최대한 인내심과 선의를 베풀었는데 이것이 필리핀을 괴롭히는 것이냐"며 "중국의 국가주권 수호 입장은 확고하고 명확하며 타협의 여지가 없으며 그 누구도 필리핀을 뒷받침해줘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전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외교부 장관이 필리핀 주재 중국 대사를 초치해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며 "(중국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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