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文 탓' 비판에 이낙연 "절망적일 만큼 한심해"·임종석 "유감"
"우리는 잘했다" 자평
전북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준비 부실 사태를 두고 책임 공방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잼버리의 새만금 유치 확정은 문재인 정부 시절이라며 전 정부 책임론을 꺼내 들었고, 더불어민주당은 대책을 세우지 않고 남 탓을 한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 인사들도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여당이 세계잼버리 파행에 대해서도 전임 정부를 탓하고 나섰다"며 "문제만 터지면 전임 정부 탓으로 돌리는 정부여당도 이번 만은 그러지 못하리라 짐작했으나 내 짐작은 빗나갔다. 절망적일 만큼 한심하다"고 일갈했습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같은 날 역시 SNS를 통해 "이 와중에도 전 정부 탓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저 슬프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두 사람이 같이 언급한 건 2018년에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입니다.
이 전 대표는 "내가 총리로 부임한 2017년 5월 31일 이후 늘 긴장하며 평창올림픽을 챙겼던 일이 떠오른다"며 "대통령은 북한의 군사도발을 멎게 하고, 북한 선수단 참가를 유도해, 올림픽을 평화롭게 여는 일에 몰두하셨고, 평창에서 벌어질 모든 일은 내각의 몫이라고 생각해 혹한 대처, 개막식 성공, 조류인플루엔자(AI) 종식에 집중했다"고 회상했습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의 겨울 한 철에 3천만 마리 이상의 닭과 오리를 살처분했고 우리는 AI를 빠르게 잡았다"며 "개막식 밤에 영하 17도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는데 경기장에 방풍막을, 객석 곳곳에 히터를 설치하고, 자리마다 담요와 방석을 제공해 추위를 이겨냈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평창올림픽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9개월, 내각 구성 후 8개월 만에 열렸다는 점을 강조하며 "우리는 전임 정부를 탓할 시간도 없었고 탓하지도 않았다"면서 "이번에는 시간도 넉넉했다. 혹한 속의 평창동계올림픽, 폭염 속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만 연구했어도 국가 망신은 피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임 전 실장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곧바로 평창올림픽 점검에 나섰을 때 우리는 큰 충격에 빠졌다"며 "허허벌판에 주 경기장 공사는 지지부진이고 조직위와 강원도는 교통 정리가 안되어 그야말로 난맥상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임 전 실장은 "청와대 사회수석을 단장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모든 의사결정을 집중시키고 일일 점검을 하면서 올림픽을 치러냈고, 지붕이 없었던 주 경기장 날씨가 걱정되어 TF 단장이 가장 추운 날을 골라 3시간을 덜덜 떨며 현장 체험을 하기도 했다"며 "그런 정성으로 8개월 만에 성공적인 올림픽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탄핵 중이던 박근혜 정부가 준비를 잘했을 리가 있겠느냐"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1년 3개월을 손 놓고 있다가 이제와 난리법석이다. 정말 이렇게 무능해도 괜찮은 건가. 이 와중에도 전 정부 탓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저 슬프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이미 폭염은 예상됐던 것이고, 이 문제는 많은 분들이 지적했던 것"이라며 "잼버리 대회는 박근혜 정부를 비롯해 역대 정부가 추진했던 국제 행사인데 남 탓한다고, 전임 정부 탓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023 세계잼버리 새만금 유치가 확정된 것은 2017년 8월 문재인 정권 시절이다. 문 전 대통령은 새만금 사업을 100대 국정과제로 삼았을 정도로 준비에 집중했다"면서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영상까지 찍어서 홍보에 열중했으며 관련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준비 종합 계획의 수립 등과 같은 영역이 이뤄진 것도 모두 문재인 정권에서 주도했던 일"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김 대표는 "잼버리 개최를 이유로 신공항 건설 예타를 면제시키고 민주당 소속의 전임 전북지사는 관련된 각종 예산 확보를 자신의 공으로 자랑하는 데 급급했다. 국회에서 이번 잼버리대회를 챙기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하면서 예산을 사용했던 국회 스카우트 의원연맹 회장도 바로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라며 "민주당이 제대로 된 공당이라면 정부를 비판하기 전에 자신들의 과거 실정부터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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