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뱅크런 대비책 강화…예금보험공사, 저축은행 예수금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한국예금보험공사가 뱅크런(현금 대량 인출) 사태 대비책을 강화하기 위해 저축은행 예수금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지난달 ‘저축은행 예수금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용역 공고를 냈다. 지난달 새마을금고 부실 우려 사태 이후 금융권이 관련 대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수기로 관리하던 저축은행 예수금 데이터 체계를 자동화해 79개 저축은행의 예수금 동향을 적시에 파악할 수 있는 체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저축은행 예수금 총액 동향 및 정기예금 중도 해지율이 임계치를 넘어서면 담당자들에게 문자, 메일 등으로 통보하는 기능도 갖춘다.
모바일뱅킹이 활성화되면서 뱅크런이 과거와 비교해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것을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는데 걸린 시간은 단 36시간이었다. 고객들이 창구를 직접 방문하는 대신 스마트폰으로 예금을 인출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4월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SVB와 같은 파산 사태가 벌어지면 미국보다 예금 인출 속도가 “100배는 빠를 것”이라며 “디지털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한국은행도 예금취급기관의 유동성 안전판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출제도 개편안을 의결한 바 있다. 한은은 저축은행과 신협, 농협, 수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자금조달에 중대한 애로가 발생하거나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경우 해당 기관 중앙회에 유동성 지원 여부를 신속하게 결정할 방침이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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