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KC 계약 이끈 ‘신흥 포수 맛집’, 또 대형 유망주가 자란다
[스포티비뉴스=목동, 최민우 기자] “투수가 삼진을 잡을 때 가장 짜릿해요.”
경기상업고는 1963년 창단한 뒤 해체와 재창단을 반복했다. 2019년 다시 야구부 문을 열었고, 최덕현 감독을 선임했다. 포수 출신인 최 감독은 경기상업고를 ‘포수 왕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스카우트 과정부터 육성까지 열을 올려왔다.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선수들은 하나둘 두각을 드러냈고, 지난해에는 포수 유망주 엄형찬이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계약을 맺고 태평양을 건넜다. 짧은 시간에 이뤄낸 값진 성과다. 그리고 대형 포수로 성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선수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2학년 한지윤이 주인공이다. 한지윤은 신장 188cm, 체중 93kg의 건장한 체격 조건을 갖춘 포수다.
7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7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 인천고와 경기를 앞두고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한지윤은 “비 때문에 청룡기 대회가 늦게 끝났고, 주말리그와 대통령배까지 연달아 열리면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래도 예전보다 성적도 좋아졌고,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재밌게 야구를 하고 있다”며 웃어보였다.
포수는 포지션 중 가장 고된 자리다. 포수가 착용하는 장비 무게만 3㎏에 육박한다. 경기 내내 앉았다 일어 섰다를 반복해야 한다. 경기 준비 과정도 다른 포지션에 비해 복잡하다. 상대 타자를 분석해야 하고, 같은 팀 투수들의 컨디션도 체크해야 한다. 타격과 수비만 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한지윤은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쓰려고 노력한다. 체력 관리에도 더 신경 쓴다. “요즘에는 휴식을 많이 취하지 못한 탓에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경기 전날에는 협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상대팀 경기를 몇 번씩 돌려본다. 투수와 타자 모두 봐야 한다. 경기 중에도 계속 생각을 해야 한다. 포수는 정말 바쁜 것 같다”고 말했다.
힘든 자리라는 걸 알았지만, 포수가 너무 재밌었던 한지윤이다. 그는 “처음에는 포수가 아니었다. 그런데 초등학교 감독님이 포수 한 번 해보라고 하더라. 생각보다 재밌었다. 또 잘 하기도 했다. 그래서 계속 포수를 하게 됐다”면서 “처음에는 야구 선수가 되겠다는 생각도 안 했다. 재미를 느끼고 부모님께 정식 선수가 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신 덕분에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다”며 지난 날을 돌아봤다.
휘문중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냈던 한지윤은 복수의 야구 명문고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한지윤은 이름값이 아닌, 자신을 성장시켜줄 수 있는 경기상업고를 택했다.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던 엄형찬이 있는 학교라 매력을 느꼈고, 최 감독의 “경기상업고를 포수 왕국으로 만들고 싶다”는 설득도 한지윤의 마음을 움직였다.
한지윤은 “엄형찬 선배는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했다. 같이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또 최덕현 감독님도 포수 출신이라, 경기상업고를 선택했다. ‘포수 왕국’이라는 말이 너무 좋았다. 다른 학교에 비해 포수 훈련이 더 체계적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경기상업고 진학을 정했다”고 말했다.
경기상업고를 택한 한지윤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한지윤은 많은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학년인데도, 고교야구 올스타에 뽑히기도 했다. 모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한지윤은 내년 드래프트에서 포수 최대어로 꼽히는 자원이다. 타격 능력은 정말 출중하다”고 평가했다. 최 감독도 “타석에서 여유가 느껴진다. 마치 프로 선수 같다. 공격력은 더 좋아질 수 있다. 대형 포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지윤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한지윤도 더 밝은 미래를 그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내 롤모델은 야디에르 몰리나다. KBO리그에서는 LG 트윈스 박동원 선배를 닮고 싶다. 시원시원하게 배트를 돌리는 모습이 멋지다. 앞으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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