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카우트 호텔 이동 비용 16억원···주최 측에 실망감”
영국 스카우트, 향후 3~5년간 활동 차질 불가피
새만금 야영지에서 조기 철수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은 아르바이트와 모금 활동을 하며 잼버리 참가비 3500파운드(약 580만원)을 마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영국 스카우트 연맹은 조기 철수에 따른 호텔 비용으로 100만파운드(약 16억6000만원)을 추가 지출하는 바람에 향후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BBC가 보도했다.
맷 하이드 영국 스카우트연맹 대표는 7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대원들이 이번 잼버리 참가를 위해 핀이나 쿠키를 만들어 파는 모금 활동으로 비용을 마련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딸 가브리엘라(16)를 잼버리에 보낸 올라프 클레이튼은 딸이 참가비를 마련하려고 18개월간 빵을 구워 팔고 영어를 가르치고 식당에서 일했다고 말했다. 가브리엘라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공부도 했다. 클레이튼은 “조기 철수하게 돼 딸이 매우 속상해했지만 위생 상태와 날씨가 급격히 악화돼 야영장을 떠날 때쯤엔 끔찍한 상태였다”며 “아이들은 버스를 기다리다가 쓰러졌다”고 말했다.
클레이튼은 “딸 침대 밑에 뱀이 있었는데 다행히 방글라데시 대원들이 처리법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면서 “딸이 전쟁 같은 경험을 하고 많이 배웠을 테니 그런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런 행사를 주최한 한국의 명성에 관해선 별로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대원들의 조기 철수에 따라 영국 스카우트 연맹은 서울의 호텔로 이동하느라 100만파운드 이상을 추가로 지출했다고 밝혔다. 하이드 대표는 “이는 향후 3∼5년간 영국 스카우트가 계획한 일을 할 수 없게 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하이드 대표는 영국 스카우트가 현장 상황에 관해 계속 우려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개선이 이뤄졌지만 너무 작고 너무 늦었다고 덧붙였다.
하이드 대표는 현장 여건은 그늘 부족, 식이요법이 필요한 대원들을 위한 음식 미비, 열악한 위생, 의료 서비스 불충분 등 네 가지 측면에서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주최 측에 실망감을 느낀다”며 “가기 전부터, 그리고 행사 중 이런 우려 일부를 되풀이해 제기했고 시정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수천명이 사용한 화장실이 정기적으로 청소되지 않는 걸 상상해보면 어떤 상황이었을지 짐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BC는 스카우트 대원들이 야영장에 도착하기 전인 7월31일 영국 스카우트 연맹이 대원 부모들에게 e메일을 보내 “조사 결과 우리가 기대한 만큼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이미 우려를 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한 스카우트 대원의 아버지 빈센트 블러드는 BBC에 행사 2주 전 비가 와 새만금에 홍수가 났을 때 이미 우려가 제기됐다고 전했다.
다만 하이드 대표는 영국 스카우트의 비상 대책은 서울 프로그램 참여에 초점을 맞춰 대원들은 여전히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최대 참가국이다. 청소년과 인솔자를 포함해 4400여명이 잼버리에 참가했다. 영국 스카우트는 폭염으로 인한 안전상의 우려 등을 이유로 지난 4일 야영장 철수를 결정하고 5일부터 서울 호텔로 이동했다.
태풍 카눈이 한반도로 북상함에 따라 다른 참가국 참가자들도 8일 오전 10시부터 전원 야영지에서 철수한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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