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좋아, ‘달짝지근해:7510’[편파적인 씨네리뷰]

이다원 기자 2023. 8. 8.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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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달짝지근해: 7510’ 공식포스터. 사진제공|마인드마크



■편파적인 한줄평 : (유)쾌하면서도 (해)롭지 않고, (진)한 로코 맛.

딱 좋다. 유쾌하면서도 해롭지 않고, 진한 로맨틱 코미디 맛이 달짝지근하게 몸을 감돈다. ‘로코’의 정석을 다시 쓸, 영화 ‘달짝지근해: 7510’(감독 이한, 이하 ‘달짝지근해’)이다.

‘달짝지근해’는 과자밖에 모르는 천재적인 제과 연구원 치호(유해진)가 직진밖에 모르는 세상 긍정 마인드의 일영(김희선)을 만나면서 인생의 맛이 버라이어티하게 바뀌는 로맨틱 코미디다.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증인’ 등 웰메이드 작품들을 연출해온 이한 감독의 신작으로 유해진, 김희선, 차인표, 진선규, 한선화 등이 의기투합해 의미있는 118분을 완성한다.

‘달짝지근해: 7510’ 한 장면.



안정적인 이야기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티켓값이 아깝지 않다. 최근 수백억대 제작비를 쏟아부어도 공갈빵처럼 서사가 빈약한 일부 영화들에 지쳐있었던 이라면, 주저말고 유해진·김희선의 이야기를 만나라. 속시원하게 웃고 즐길 수 있는 영화의 탄생이다. 너무나도 다른 남녀 ‘치호’와 ‘일영’이 서로 스며드는 로맨스 서사뿐만 아니라, 그 둘을 둘러싼 사람들의 삶까지도 생생하게 녹여내 스크린에 빨려든다.

이한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엔 감탄할 수밖에 없다. ‘분식집 국그릇’으로도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니, 그의 관찰력과 표현력이 새삼 기발하게 다가온다. 거창하지 않아도 진정성 있는 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쥐고 흔들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준다. 게다가 ‘귀여운 매력’도 한스푼 추가한다.

유해진은 누구라도 그를 사랑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증명한다. ‘디테일’이란 단어로 표현하기 부족하다. 그가 연기한 ‘치호’는 정말 우리 주위 어디에선가 살아 숨쉬고 있을 것만 같다. 관객도 ‘일영’과 로맨스에 설레고 이별에 아파할 수 있는 건 그의 치열한 연기력 덕분이다. 김희선도 지지 않는다. 톡 쏘는 ‘일영’은 곧 김희선 자체다.

차인표, 한선화, 진선규 모두 제 역을 찰떡같이 입는다. 그 외 신스틸러 특별출연한 배우들까지도 이 영화를 맛있게 하는 양념 구실을 제대로 해낸다.

연출, 이야기, 연기 삼박자 고루 갖춘 로코물의 탄생이다. 침체된 영화 산업에서 허리 구실을 해낼 ‘미들급 영화’들이 필요했는데, 딱 맞는 주자다. 편한 마음으로 2시간 여 웃고 싶다면 오는 15일 극장 앞으로 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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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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