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고영표가 등판하면…귀가 시간이 30분 빨라진다

김경윤 2023. 8.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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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t wiz 선수들은 일주일에 한 번꼴로 '조기 퇴근' 혜택을 누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개 자료 등을 집계해보면, 2023시즌 고영표가 선발 등판한 19경기의 평균 소요 시간은 2시간 57분이었다.

고영표가 선발 등판한 19경기를 살펴보면, 2시간대에 끝난 경기는 총 10차례로 절반 이상이었다.

KBO리그 대표 마구로 꼽히는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상대 타자의 헛스윙을 유발하거나 빗맞은 타구를 만들어 수비 시간을 단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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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 경기 '정규 이닝' 평균 소요 시간은 2시간 52분
극강의 볼넷 억제력에 범타 유도 능력까지…초고속 경기
밝은 표정으로 더그아웃 향하는 고영표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t wiz와 두산 베이스의 경기. 5회말 2사 2루 두산 정수빈을 2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친 kt 선발투수 고영표가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황재균과 하이 파이브 하고 있다. 2023.8.6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t wiz 선수들은 일주일에 한 번꼴로 '조기 퇴근' 혜택을 누린다.

바로 토종 에이스 고영표(31)가 등판하는 날이다.

고영표가 선발 등판하는 경기는 평소보다 빨리 끝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개 자료 등을 집계해보면, 2023시즌 고영표가 선발 등판한 19경기의 평균 소요 시간은 2시간 57분이었다.

이는 올 시즌 kt 구단의 평균 경기 시간(3시간 9분)보다 12분이 짧다.

10개 구단 중 평균 경기 시간이 가장 긴 롯데 자이언츠(3시간 21분)와는 24분이나 차이 났다.

고영표가 선발 등판한 19경기를 살펴보면, 2시간대에 끝난 경기는 총 10차례로 절반 이상이었다. 3시간대 경기는 8차례 나왔다.

4시간대의 긴 경기는 딱 한 번 나왔다.

지난 달 26일 LG 트윈스와 경기로, 당시 양 팀이 9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 12회를 혈투를 치르면서 경기 시간이 늘어났다.

이 경기를 빼면 고영표 선발 등판 경기 '정규이닝' 평균 소요 시간은 2시간 52분으로 단축된다.

고영표가 나오면 kt 선수들은 타팀 선수들보다 30분 정도 먼저 퇴근하는 셈이다.

고영표 선발 등판 경기가 일찍 끝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고영표가 빠른 템포로 공을 던지고, 볼넷을 적게 내주며, 삼진보다는 범타를 유도해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잡아내기 때문이다.

고영표, 2회도 무실점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t wiz와 두산 베이스의 경기. 2회말 2사 2루 두산 장승현을 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친 kt 선발투수 고영표가 손을 들어 올려 보이고 있다. 2023.8.6 nowwego@yna.co.kr

고영표의 볼넷 억제력은 한마디로 대단하다. 그는 올 시즌 125⅔이닝을 책임지면서 볼넷을 단 10개만 내줬다.

9이닝당 볼넷은 0.72개에 그친다. 완투하더라도 볼넷을 1개 혹은 한 개도 내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고영표는 압도적인 차이로 9이닝당 최소 볼넷 1위를 달린다.

그는 이 부문 2위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1.59개)보다 절반 이하의 볼넷을 내주고 있다.

3위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1.98개), 4위 삼성 라이온즈 데이비드 뷰캐넌(2.05개) 등 리그 최고의 투수들과도 큰 차이를 보인다.

고영표는 현세대를 넘어 KBO리그 역대 한 시즌 9이닝당 최소 볼넷 신기록도 넘보고 있다.

역대 이 부문 1위는 우규민(현 삼성 라이온즈)이 LG 트윈스 소속 시절인 2015년에 기록한 1.00개다.

볼넷은 투수가 내주기 싫다고 줄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즌 내내 수준급 제구력과 체력,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평정심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고영표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하체 훈련을 통해 자신을 단련하면서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날카로운 체인지업을 앞세운 범타 유도 능력도 경기 시간을 줄이는 원동력이다.

KBO리그 대표 마구로 꼽히는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상대 타자의 헛스윙을 유발하거나 빗맞은 타구를 만들어 수비 시간을 단축한다.

고영표는 올 시즌 땅볼 166개를 유도해 리그 2위, 뜬공 113개를 만들어 이 부문 9위를 달리고 있다.

삼진보다는 맞혀 잡기로 투구 수를 줄이고 본인이 책임지는 이닝을 늘린다.

고영표는 올 시즌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 16차례로 이 부문 1위,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3자책점)도 14차례로 1위다.

고영표의 빠른 경기 속도는 kt 팀 전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수비 시간이 짧아지면서 야수들의 체력 소모가 적어지고 집중력이 높아진다. 불펜 투수 소모도 적어져 다른 경기에 전력을 기울일 수 있다.

고영표는 지난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승리 투수가 된 뒤 "볼넷을 내주는 건 죽기보다 싫다"며 "경기를 빨리 끝낸다면 동료들과 우리 팀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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