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 신비’ 진화론 동물들이 위협받는다”…갈라파고스 생태계 위기, 왜?

개·고양이가 갈라파고스 고유종 동물 공격
에콰도르 정부, 개·고양이 중성화 사업 ‘나는 책임있는 주인’ 프로젝트 진행

갈라파고스에 서식하는 이구아나들. 연합뉴스

찰스 다윈 ‘진화론’의 무대인 갈라파고스제도에 살고 있는 고유종 동물들이 개와 고양이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돼 위협을 받고 있다.

7일(현지 시간) 에콰도르 환경·수생태부(환경부) 산하 갈라파고스 생물보안 및 검역관리국(ABG)에 따르면 산크리스토발 섬을 비롯한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개와 고양이의 자연 출산을 억제하는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ABG와 지방정부가 협력해 진행되고 있는 ‘나는 책임 있는 주인’ 프로젝트가 그것인데, 이 프로젝트는 갈라파고스 제도 내 개와 고양이에 대한 중성화 사업과 예방접종, 교육 등을 통해 반려동물을 관리하는 게 골자다.

수의사들은 갈라파고스 각 섬을 방문해 시민 협조를 통해 개와 고양이의 자연 출산을 억제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개 717마리와 고양이 517마리 등 1234마리를 시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개와 고양이가 갈라파고스에서만 발견되는 고유종에 대한 위협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전개된 프로젝트다. 최근 몇 년 새 바다이구아나를 비롯해 핀치와 용암 도마뱀 등 갈라파고스 고유종이 개와 고양이의 공격을 받고 죽은 사례가 지속해서 보고되고 있다.

찰스다윈재단과 세계자연기금(WWF)에서 발행하는 더 아틀라스는 “해양 또는 섬에 서식하는 갈라파고스 고유종은 특히 고양이 포식에 취약하다”며 “조류와 파충류 등이 특히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현지 매체들도 갈라파고스 제도를 배회하는 개와 고양이가 한때 ‘통제하기 어려운 측면’에 있었다는 전문가 경고를 비중 있게 다루기도 했다.

갈라파고스 해양보호구역 담당 책임자인 알베르토 안드라데는 에콰도르 일간지 엘우니베르소와의 인터뷰에서 “갈라파고스에 오는 사람들은 고양이와 개가 아니라 바다사자와 이구아나, 핀치를 보러 오는 것”이라며 “결국 반려동물은 사람이 섬에 들여왔기 때문에, (고유종 위협) 문제는 부분적으로는 사람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