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위반 차 뒷모습 '찰칵'···부딪히지도 않았는데 "다쳐서 한의원 간다"

보행자가 우회전을 하는 차량을 보고 멈춰서는 모습. 사진=유튜브 ‘한문철 TV’ 캡처

[서울경제]

우회전을 하던 차량이 횡단보도에서 신호위반을 했지만 부딪히지도 않은 보행자가 대인접수를 요구해 억울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6일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한문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한 운전자가 횡단보도가 있는 도로에서 우회전을 하는 모습의 블랙박스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제보자의 아내인 A 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4시께 대전 유성구의 한 도로를 주행 중이었다. 영상을 보면 A 씨는 횡단보도가 있는 도로에서 우회전을 하는 상황이었다. 보행자 청신호가 끝날 무렵이었고 A 씨는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정지를 하지 않았다.

그때 뒤늦게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뛰어들었다가 A 씨의 차가 다가오자 발걸음을 멈췄다. 이에 A 씨는 그대로 우회전을 해 도로를 빠져나갔다.

이때 보행자가 A 씨의 차 번호판을 찍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이후 보행자는 A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이어 A 씨로 인해 다쳐서 한의원에 가야 하니 담당 조사관에게 대인접수를 요청했다.

신호위반 차량 뒷모습을 찍어 한의원 치료비를 요구한 보행자. 사진=유튜브 ‘한문철 TV’ 캡처

이에 대해 영상 제보자는 "저희 아내가 우회전하기 전 정지도 하지 않았고 보행자가 오는 것을 확인도 안 하고 지나가는 잘못된 행동을 취했다"며 과오를 인정했다.

하지만 제보자는 일단은 대인접수를 해주면서도 보행자가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을 정도의 사고인지 의문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슬아슬하게 멈추신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제가 판단을 하면 안 되는 거지만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답답함을 표했다.

이 영상을 본 한 변호사는 보행자가 다친 부분을 다시 확인하고 이후에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걸어보는 것을 제안했다. 또 한 변호사는 "만약 경찰에서 신호위반 및 보행자 보호의무위반으로 사건 마무리를 한다면 무죄를 주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도 "피해자가 한의원 치료보다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겠다", "저런 이유로 한의원을 간다니 황당하다", "보험 사기 처벌 강화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한편 올해 1월 22일부터 시행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은 운전자가 차량 신호등이 적색일 때 우회전 하는 경우 정지선, 횡단보도 및 교차로 직전에서 정지한 후 우회전 하도록 규정한다.

김은미 인턴기자 savou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