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OH→OP 변신, 박성진의 시간이 온다... 컵대회 라이징스타 우선예약 [구미 인터뷰]

구미=안호근 기자 2023. 8. 8.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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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구미=안호근 기자]
삼성화재 박성진이 7일 한국전력과 컵대회 경기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2년 차지만 사실상 신인이나 다름 없다. 아직은 후배도 없고 경기 출전 기회를 생각해봐도 여전히 모든 게 낯설다.

박성진(23·대전 삼성화재)은 올 시즌을 앞두고 또 하나의 낯선 경험을 해야 했다. 김상우 감독이 이전까지 내내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했던 박성진을 아포짓 스파이커로 변신시킨 것. 비시즌 성공적인 변신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고 드디어 나선 첫 실전 무대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박성진은 7일 경상북도 구미시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조별리그 B조 2경기에서 수원 한국전력을 상대로 블로킹과 서브에이스 2개씩을 챙기며 팀 내 최다인 18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덕분에 삼성화재는 3-1(22-25, 25-12, 25-19, 25-19) 역전승을 거두며 기분 좋게 컵대회를 시작했다.

경기 전 스타뉴스와 만난 삼성화재 관계자는 "박성진을 주목해 달라"고 귀띔했다. 지난 시즌 거의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비시즌 기간 몰라보게 성장했다는 것이다.

박성진(왼쪽)이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사진=KOVO
경기 전 김상우 감독은 한국전력 아포짓 스파이커 이태호(23)를 주목했다. 203㎝에 달하는 큰 키와 왼손잡이 공격수에 스피드도 갖췄다며 "우리 수비가 단신인데 위치나 코스 등 분석을 많이 했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정작 경기에서 더 빛난 건 박성진이었다. 이태호는 양 팀 최다인 19점을 올렸지만 범실을 12개나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은 41.3%, 공격 효율은 15.22%에 그쳤다. 유효 블로킹도 단 하나. 박성진은 블로킹과 서브 득점을 2개씩 기록했고 범실도 이태호의 절반인 6개였다. 공격 점유율은 26.17%였지만 성공률은 50%, 효율도 28.57%로 이태호를 앞섰다.

명지대를 거쳐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4순위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박성진은 지난 시즌 15경기에 31세트에 나섰으나 17득점에 그쳤다. 부족한 점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지난 시즌 도합 17점을 올린 이태호는 단 한 경기 만에 이를 넘어섰다. 김상우 감독은 "성진이는 대학교 때 활약 할때도 한 번 불붙으면 못 말리는 선수였다. 공격력은 충분히 갖췄는데 세기가 떨어졌었다. 이젠 연습을 통해 자신감도 올랐다"며 "데뷔전이나 마찬가지였다. 풀타임을 뛰어본 적이 없었다. 잘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경기 후 주인공으로 인터뷰에 처음 나서 보는 박성진은 이날 활약을 두고 10점 중 6,7점이라고 평가하며 "중반 쯤에 긴장이 좀 풀리고 몸에 힘을 빼니 그때부터 (공격이) 잘 들어간 것 같다"고 밝혔다.

공격을 시도하는 박성진. /사진=KOVO
그는 "2년 차지만 신인이 안 들어와서 아직 막내다. 파이팅을 외치고 공이 올라오면 미스하더라도 쫄지 않고 과감히 하려고 한다. 그러다가 실수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으니까"라며 "긴장은 최대한 빨리 풀려고 하고 전 경기에서 잘했든 못했든 다음에 생각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처음부터 집중해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롤 모델은 대학교 시절부터 팀 선배이자 아웃사이드 히터인 김정호(26)였다. "롤 모델을 쓰는 게 있으면 그렇게 적었다. 키가 작은데 기교도 좋고 잘 한다. 팀에 리더 같은 역할 하는 것도 배우고 싶다"고 전했다. 187㎝인 김정호의 활약을 190㎝로 마찬가지로 큰 축에 속하지 않는 박성진은 유독 눈여겨봤다. 먼저 다가가서 많은 걸 물어보며 귀찮게 굴고 있다. "때론 너무 간단하게만 말을 해줘서 좀 더 구체적으로 해달라고 할 때가 있다"고.

새로운 도전이지만 첫 발을 잘 내딛었다. 박성진은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와 라이트를 안 해봤는데 때리기가 힘들고 각도 잘 안 나왔다"며 "감독님께서 많이 알려주셨고 전지훈련이나 그럴 때에는 잘 된 적이 많았는데 경기라고 안 되면 연습용에 그칠 것이라고 생각해 걱정했다. 경기 때도 연습만큼 잘 되서 만족했다"고 전했다.

이젠 라이징스타까지 노린다. 그는 "받고는 싶은데 잘해야 받는 것이니 최대한 열심히 해보겠다"며 이를 위해선 팀도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고 하자 "정호 형은 항상 잘하고 (신)장호형 좀 잘 해달라"고 말하더니 이내 "사랑합니다"라고 수습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성진의 활약 속 삼성화재는 소중한 1승을 챙겼다. 9일엔 천안 현대캐피탈, 11일엔 이날 함께 1승씩을 챙긴 일본팀 파나소닉 팬더스와 조별리그를 거친다. 1,2위 팀은 각각 A조 2위와 1위 팀과 결승 진출을 두고 다툰다. 비중이 커진 박성진의 활약 여부에 삼성화재의 컵대회 성적이 좌우될 공산이 크다.

득점 후 기뻐하는 박성진(왼쪽). /사진=KOVO

구미=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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