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넘은 김도균의 승부수, 주장+코치+전술 까지 다 바꿨다

박찬준 2023. 8. 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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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수원 더비'를 앞둔 김도균 수원FC 감독의 승부수는 '변화'였다.

수원FC는 '수원 더비' 전까지 8경기에서 승리가 없었다. 2무6패의 부진에 빠지며, 강등권으로 추락했다. 수원 삼성과 강원FC가 치고 올라오며, 축구계에서는 '수원FC가 최하위로 내려설 수 있다'는 얘기까지 돌았다. 김 감독도 위기감을 느꼈다. 올스타 브레이크는 마지막 기회였다. 김 감독은 대대적인 변화를 택했다.

우선 주장을 바꿨다. 윤빛가람이 달던 주장 완장을 이영재에게 줬다. 부주장도 정동호와 신세계로 바꿨다. 김 감독은 주장직 수행에 어려움을 겪던 윤빛가람의 뜻을 받아들여 새 주장을 찾았다. 고참과 신참 사이의 가교를 위해 이영재를 낙점했다. 이영재도 처음에는 형들이 많아 부담스럽다는 뜻을 전했는데, 김 감독의 설득에 주장 완장을 달았다.

코치도 보강했다. 지난 시즌까지 함께 했던 이정수 코치를 복귀시켰다. 이 코치는 수석코치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선수단과 가교 역할을 잘 했다. 수비 조직을 담당한 것도 이 코치였다. 실점이 늘어나며 수비 전문가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니즈가 커졌고, 팀 사정을 잘 아는 이 코치의 컴백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전술도 손을 댔다. 김 감독은 자율형 스타일이다. 선수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전술을 짠다. 원톱과 투톱,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는 유연한 용병술로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시켰다. 이승우, 라스, 무릴로, 이광혁 등이 수원FC에서 부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지난 시즌까지는 잘 맞아떨어졌다. 수원FC는 공격축구라는 확실한 컬러 속 승격, 파이널A 등을 이뤄냈다.

하지만 올 시즌 선수들의 움직임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 지난 시즌까지는 수비의 아쉬움을 공격으로 메웠지만, 올 시즌은 그러지 못했다. 공격진의 힘이 예년만하지 못하며 득점은 줄었고, 실점은 더 많아졌다. 김 감독은 기조를 바꿨다. 전술적으로 보다 짜여진 축구로 선회했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왔다. FC서울전 2대7 완패를 당했던 수원FC는 전북 현대, 광주FC전(이상 0대1 패)에서 1골씩만 내주며 수비적으로 조금씩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휴식기 동안 포백 조직력은 더욱 가다듬었고, 공격도 손을 댔다. '이승우 시프트'가 핵심이었다. 왼쪽 날개, 혹은 섀도 스트라이커로 주로 뛰던 이승우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윤빛가람이 고군분투했지만, 전진성이 다소 아쉬웠던 중원에 '이승우 카드'를 넣어, 변화를 꾀했다.

성공적이었다. 큰 변화를 택한 수원FC는 그만큼, 큰 성과를 얻었다. 5일 열린 수원 삼성과의 수원 더비에서 2대0 완승을 거뒀다. 주장 교체 효과로 팀이 보다 하나로 뭉치는 모습이 보였고, 이 코치 가세로 벤치에 무게감이 생겼다. '이승우 시프트'는 대박이었다. 이승우는 중앙 미드필더가 가장 어울리는 자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창의성을 십분 발휘했고, 수비적으로도 상대 핵심 미드필더 카즈키를 묶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특유의 공격적 색채는 다소 옅어졌지만, 안정감이라는 새로운 색깔을 더한 수원FC는 '수원 더비' 승리를 챙겼다.

김 감독의 승부수는 멋지게 맞아 떨어지며, 수원FC는 반등의 기점을 마련했다.

하지만, 라스가 찬물을 끼얹었다. 라스는 7일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도로에서 라스를 붙잡았다. 적발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0.08% 이상으로 측정됐다. 수원FC 최순호 단장은 "선수 본인 이야기를 통해 경위를 조사한 뒤 정해진 매뉴얼대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계약해지가 유력하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FC서울 이적설로 팀을 흔들다, 지난 수원전에서 복귀골을 터뜨리며 살아나는 듯 했던 라스는 해서는 안될 행동으로 팀에 해를 끼쳤다. 김 감독도 갑작스런 라스의 이탈로 한숨을 내쉬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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