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자야 키가 큰다? ‘꿀잠’ 자야 성장호르몬 나와요”
‘수면과 건강’ 오해와 진실
늦게 자도 깊은 잠 충분히 자면
아이들 성장호르몬 집중적 분비
올빼미형·종달새형 등 수면 패턴
생활습관보다 유전적 영향 더 커
한국인, OECD國 중 가장 잠 적게 자
수면 부족은 비만·치매 등에도 영향
졸음 쫓을 땐, 커피보다 짧은 낮잠을
잠의 질 향상, 규칙적 생활 가장 중요
“성장호르몬은 얼마나 깊은 잠을 자느냐에 달렸지, 몇 시에 자는지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정 교수를 만나 수면이 우리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수면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후 10시∼오전 2시에 성장호르몬뿐 아니라 멜라토닌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유전적인 영향이 가장 크다. 생활습관이나 환경에 의해서 어느 정도는 조절될 수 있지만 유전적 소인, 즉 체질은 바뀌지 않는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은 나이가 들어서도 대체로 그렇게 유지된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공부나 운동 등을 하는 ‘미라클 모닝’도 체질에 따라 효과가 다른가?
“종달새형만 효과가 있다. 공부나 운동을 새벽에 해야 더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 동안 아무한테도 방해받지 않고 오로지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중 종달새형은 15%, 중간형은 60∼70%, 올빼미형이 20%다. 가장 많은 중간형의 경우 새벽 4시가 심부(몸의 중심부) 체온이 가장 떨어지는 시간, 즉 뇌의 활동이 최악이므로 그때 일어나면 안 된다.”
-수면과 비만의 연관성은 잘 알려졌다. 수면이 부족하면 살이 찌는 이유는?

“해당 연구 결과가 나온 지 10∼15년밖에 안 됐다. 동물 실험과 사람 실험을 통해 잠을 적게 자면 독성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가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뇌에 축적된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 쌓이면 신경세포를 서서히 죽이는데 20대부터 기미를 보여 50대가 되면 어느 정도 쌓인다. 하루이틀 못 자는 게 아니라 지속적·장기적으로 수면이 부족하고 수면의 질이 안 좋으면 축적되는 것이다. 치매 치료제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수면은 가장 비용이 안 드는 치료제인 셈이다. 수면이 치매 원인의 전부는 아니지만, 평상시 관리만 잘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치매 학계에서도 수면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가장 잠을 적게 자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것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한국과 일본이 항상 1, 2등을 다툰다. 일반적으로 서양인보다 아시아인이 덜 자는데,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도 본다. 아시아는 적게 자고 근면한 것이 미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면장애가 만연하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어마어마하다. 수면이 부족해 정신적인 피로가 쌓이면 신체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단기적으로 피로, 졸림, 통증 및 우울감이 증가하고 장기적으로는 고혈압, 당뇨, 비만, 대사증후군, 치매, 암 사망률이 증가한다. 또 사망 교통사고의 50%가 졸음운전에 의한 것이고 산업현장 안전사고 등도 늘어 사회적 비용이 크게 증가한다.”
-졸음을 쫓는 방법으로 낮잠과 커피 중 어떤 것이 더 효과 있나?

“커피를 한 잔 마시자마자 바로 15분 정도 낮잠을 자고 나서 15분 정도 있다가 운전하면 커피만 마신 경우보다 운전사고 발생률이 25% 적다는 연구결과다. 커피를 마시면 30분 정도 지나야 각성효과가 나타난다. 따라서 카페인의 각성효과가 나타나기 전에 짧은 낮잠을 자면 ‘파워 낮잠’ 효과와 카페인의 각성효과가 상승작용을 일으켜 최대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해야 할 것은?
“규칙적인 생활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일어나는 시간이 일정해야 한다. 자는 시간은 일어나는 시간에 맞춰 따라오게 돼 있다. 주중에 잠을 충분히 못 잔다고 주말에 몰아서 자기보다는 주말에도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주중에 피곤할 때 짧은 낮잠을 자는 것이 좋다. 외적인 환경의 경우 수면은 빛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빛은 멜라토닌을 억제시키는 파란색 파장이 많이 섞여 있다. 잠들기 2시간 전에는 스마트폰을 보거나 LED 조명을 환하게 켜놓지 말고, 가볍게 샤워해서 심부체온을 떨어뜨리는 것이 좋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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