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차전지 ETF 1위’ 남경문 한투운용 부장 “포스코 그룹주, 수직계열화 잘 돼 있어 대규모 편입”
2차전지 완성 기업보다 소재 기업 위주로 담은 덕분
산업 핵심 ‘양극재’ 강점 기업, 수익성 지속될 가능성 커
에코프로 고평가 논란엔 “기업이 그린 그림, 잘 지키는지 봐야”
“산업이 발전하면 완성품도 잘 되지만, 부품이 훨씬 잘 됩니다. (전기차 산업도) 소재주의 주가가 더 많이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남경문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리서치부장은 최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남 부장은 하반기 수익률(4일 기준)이 30.07%에 달하는, 전체 ETF 중 1위에 오른 ‘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의 운용역이다. 해당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78.53%다.
해당 ETF의 주요 구성종목은 2차전지 테마주로 불기둥을 내뿜는 포스코인터내셔널,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POSCO홀딩스, 포스코퓨처엠으로, 다섯 종목의 비중이 전체의 40% 이상이다. 덕분에 레버리지 ETF들마저 제치고 수익률 1위에 올랐다.
액티브 ETF란 기초 지수의 움직임을 90% 따라가야 하는 패시브와 달리, 유연한 규제를 적용받는다. 액티브 ETF는 비교 지수를 70%만 따라가도 돼 운용역의 역량이 수익률에 직결된다.
남 부장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거치며 2006년부터 현재까지 자동차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 전반에 대해 남 부장은 “최근 자동차의 개념이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과거에는 기업이 차 1대를 팔면 얼마의 이득을 남기는 식이었는데 현재는 그렇지 않다”며 “테슬라는 차를 거의 공짜로 구매자에게 넘기고 한 달, 또는 1년의 구독료를 내라고 하는 사업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면서 구독료를 챙기는 방식이라 테슬라는 계속 가격을 내릴 수 있는 것”이라며 “현재는 완성차 업체들이 테슬라의 사고방식을 못 따라가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의 설정에 대해 남 부장은 “(전기차에 들어가는 2차전지) 배터리를 만들 때 필요한 건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동박, 전해질 등”이라며 “양극재 외 다른 요소들은 만들 수 있는 업체가 많아 양극재 위주로 상품을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동박 등은 경쟁업체들이 많아 회사 간 원가나 퀄리티의 차이가 크지 않다”며 “중국, 일본에도 업체가 많아 누군가 생산하겠다고 한다면 상위 업체를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양극재는 다르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남 부장은 “배터리 원가의 50%가 양극재인데 양극재는 투자를 대규모로 해야 생산할 수 있는 구조”라며 “양극재에 문제가 생기면 배터리가 터질 수 있어 배터리 제조업체는 안정성을 고려해 양극재 납품업체를 바꾸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과 모회사 에코프로를 해당 ETF의 주요 구성종목으로 담았다는 것이 남 부장의 설명이다.
아직까지 증권가에서 철강주로 인식되곤 하는 포스코홀딩스 등을 많이 담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남 부장은 “비용 절감을 위해선 수직 계열화가 중요한데, 포스코 그룹은 양극재의 원재료인 리튬부터 양극재까지 생산해 수직 계열화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며 “포스코 그룹주를 에코프로 그룹보다 많이 담은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차전지 ETF에는 크게 두 부류가 있다. 1세대와 2세대로 구분되는데, 1세대 ETF는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2차전지 판매업체 위주의 상품이다. 2세대는 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와 같이 소재 위주로 구성됐다.
남 부장은 “다른 2세대 ETF와의 차별점은 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는 포스코 그룹을 많이 들고 있다는 점”이라며 “포스코는 회사 자체에 자본이 풍부해 적극적으로 빨리 투자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했다.
액티브로 ETF를 출시한 것 역시 다른 상품과의 차이점이다. 남 부장은 “패시브는 (운용역의 마음대로) 구성종목을 바꾸기 힘들다”며 “스킴(계획)을 짜면 그대로 운용돼 기계적으로 가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급변하는 산업과 관련된 상품을 운용하다 보면 빠르게 빼야 하는 종목이 생긴다”며 “액티브는 쉽게 구성종목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 부장은 “종목에 대한 뷰(전망)가 몇 개월 단위로 달라질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대응력이 액티브가 월등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ETF 이름에 ‘친환경’이 포함된 만큼 향후 수소차가 주식시장에서 뜬다면 구성종목을 수정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남 부장은 “현재는 2차전지가 크게 올라가는 타이밍이라 관련 소재주를 많이 담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수는 3개월마다 바뀌기 때문에 5년 뒤 (수소차가 대세가 된다면) 수소차 관련주를 담을 수도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남 부장은 에코프로 그룹의 고평가 논란과 관련 “특정 종목이 고평가인지, 아닌지는 그때 판단하기 어렵고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며 “주가수익비율(PER) 몇 배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당 기업이 당초 그린 그림을 보고 그 그림대로 이익을 내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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