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호 형과 도영이 사이, 재밌다” KIA 26세 트리플세터의 자부심…리드오프인데 2번이자 해결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찬호형과 도영이 사이에 들어간다. 재밌다.”
KIA 타선이 후반기 타율 0.292, OPS 0.815로 리그 2위를 달리는데 트리플세터의 위력이 결정적이다. 9번 박찬호~1번 최원준~2번 김도영이 공격 첨병도 맡고 연결도 하고 자체적으로 해결까지 한다. 중심타선과 시너지를 내면 빅이닝으로 간다.
박찬호와 최원준 김도영 모두 기본적으로 컨택과 주력이 좋다. 최원준과 김도영은 해결 능력도 충분히 보유했다. 그런데 리드오프 최원준이 6월 중순 전역 후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35경기서 타율 0.255 1홈런 14타점 23득점 6도루 OPS 0.686.
그러나 최원준은 예년의 타격 폼을 되찾아가고 있다. 4일 광주 한화전을 마치고 “2021년의 폼으로 똑같이 돌아가지 못하겠지만, 비슷하게 가고 있다”라고 했다. 5~6일 한화전서 9타수 무안타에 그치는 등 정상적이지 않다.
트리플세터는 전통의 테이블세터와 닮으면서도 좀 다르다. 최원준은 리드오프이면서 2번 타자와도 같은 역할을 소화한다. 박찬호가 9번 타자지만 리드오프 역할을 소화하기 때문이다. 즉, 최원준은 박빙 승부서 박찬호가 출루하면 희생번트나 히트&런 등 작전을 충실히 소화해야 할 수도 있다. 또한, 타격 컨디션이 올라오면, 그리고 박찬호가 특유의 기동력으로 알아서 2루에 들어가면 3번타자 같은 해결사 역할을 해낼 수도 있다.
현대야구는 어차피 전통적인 타순론이 사라진 지 오래다. 트리플세터가 역할 파괴에 앞장서는 선수들이다. 최원준은 “찬호 형과 도영이 사이, 재밌다. 상대가 압박감이 생길 수밖에 없어서 재밌다. 그게 강팀의 조건이다. 우리 팀은 강팀이다”라고 했다.
박찬호가 출루하면, 최원준은 어쩌면 상대 배터리의 살짝 단순한 볼배합을 상대하는 효과가 있다. 박찬호의 도루를 의식하는 순간 패스트볼 위주의 볼배합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최원준은 “찬호 형이 나가면 내가 떨어지는 변화구를 막 못 던진다”라고 했다.
박찬호의 도루 능력이 최원준에게, 최원준의 도루 능력이 김도영에게, 김도영의 도루 능력이 3번 타자 나성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경기흐름에 따라 주자가 2루 도루를 하는 것보다 시도하는 척만 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최원준은 “좋은 공이 왔다고 해서 무조건 기다리거나 치면 안 된다”라고 했다.
최원준은 트리플세터 일원으로서 “결과가 운 좋게 잘 나온다. 상무 시절부터 야구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된다”라고 했다. 자부심도 갖고 있다. 타격감만 조금 더 올리면 KIA의 득점력이 상당히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김종국 감독은 최원준이 조금 부진해도 리드오프로 밀어붙인다. 최원준은 상무 시절에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할 정도로 뒤늦게 체계적인 몸 관리의 중요성을 알았다. 이제 야구를 잘 할 수 있는 재능과 노력이 결합됐다. KIA 트리플세터가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
[최원준.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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