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산업개발 사장에 ‘윤 캠프’ 출신…최대주주 자유총연맹 ‘또 입김’ 의혹
여권 내 사적 친분 작용 의구심
관계자 “낙하산 이사 많이 와”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 함흥규 전 국가정보원 감찰처장(사진)이 발전 5사 최대 협력업체인 한전산업개발 대표이사로 내정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한전산업개발 내에서는 함 전 처장 이력이 발전설비 운전·정비 등 회사 업종과 무관하다는 점에서 최대 주주인 한국자유총연맹이 내리꽂은 ‘무자격 인사’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한전산업개발은 함 전 처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하고, 오는 11일 선임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문제가 제기되는 지점은 한전산업개발의 주요 업무인 화력발전소 연료공급 및 환경설비의 운전·정비와 무관한 함 전 처장의 이력이다. 함 전 처장은 1990~2018년 국정원에서 감찰처장 등 보직을 역임했고 2019~2020년 통일신문 논설위원, 2019년 10월 적성검사 솔루션 개발 업체인 한국사회교육진흥원 이사장을 지냈다.
일각에서는 함 전 처장이 한전산업개발 지분 31%를 보유한 최대 주주 자유총연맹이 내려보낸 ‘비적격 인사’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사회(9명) 구성도 자유총연맹 몫이 5명, 2대 주주인 한국전력 몫이 4명이다.
함 전 처장은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국가안보회의(NSC) 특별위원회 국정원 분과위원장을 맡았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전 의원인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강석호 자유총연맹 총재는 자신이 공동대표로 있는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모임 ‘마포포럼’에서 백 회장과 교류해왔다. 두 사람이 각각 속한 자유총연맹과 전쟁기념사업회는 지난 2일 ‘평화통일 추구와 한반도 화해·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함 전 처장의 한전산업개발 대표이사 내정에 여권 내 사적 친분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나오는 대목이다.
국세청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자유총연맹은 한전산업개발로부터 배당금 21억원을 받았다. 지난해 자유총연맹이 중앙정부 등으로부터 받은 보조금 수익이 42억7961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배당금이다. 한전산업개발 측 관계자는 “속된 말로 자유총연맹은 우리에게 빨대를 꽂고 있다. 통제하기 쉬운 낙하산 인사들이 (이사로) 많이 왔었다”고 했다. 현 김평환 대표이사도 자유총연맹 사무총장 출신이고, 주복원 전 대표이사는 김경재 전 자유총연맹 총재와 가까운 관계라는 점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신동혁 자유총연맹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우리가 여기(한전산업개발)에 사장을 보낼 때는 출자관리위원회가 열린다”며 “업무 역량이나 이런 것을 심의위원들이 다 질의응답을 통해서 (소신이) 확고하고 잘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강 총재 등 정치권의 사적 인연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총재는 출자관리위 위원도 아니니까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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