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의 센터서클]클린스만 감독, 지금이 케인의 거취 '훈수'할 때인가

김성원 2023. 8. 8. 05: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캡처=미국 ESPN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괜한 우려가 아니었다. 그러나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59)은 기우라고 했다. 3월 취임 기자회견에선 미소와 함께 호언장담했다. "대표팀 감독으로 한국에서 상주하는 것은 당연하다. 난 운이 좋았던 것이 여러 나라에서 생활한 점이다. 이번에도 운이 좋게 한국에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살면서 한국의 문화를 경험할 예정이다. K리그는 물론 다른 경기도 관전할 예정이다."

외국인 코치진은 물리적으로 한국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국내는 자신이 차두리 어드바이저, 마이클 김 코치와 전담할 것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한국 축구의 특성상 A대표팀 사령탑의 '국내 상주'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그 말을 믿었지만, 5개월 전의 우려는 현실이 돼 가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국내에 머문 기간은 손에 꼽을 정도다. 대한축구협회는 실체를 알 수 없는 '원격 지휘'로 포장할 뿐이다. 우려의 목소리는 이미 제기됐다. 다양성이 없다. 유럽파도 유럽파 나름이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생제르맹·PSG) 황희찬(울버햄턴) 등 유럽 5대리그에서 뛰는 국가대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조규성(미트윌란) 등 K리그에서 이미 검증받은 자원도 마찬가지다. 반면 고교 졸업 후 K리그에 자리잡지 못하고 유럽으로 건너간 선수들의 경우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의사소통의 함정'에 빠지는 순간 거품은 보이지 않는다. 무늬만 유럽파라고 해서 '만능 열쇠'는 아니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그는 조만간 9월 A매치 2연전에 출전할 선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은 여전히 '유럽파 우선'이라는 걱정의 목소리가 벌써 들려온다.

이들과 달리 K리그에서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받아 유럽 대신 국내 프로팀에서 먼저 선택받은 선수들로선 억울할 법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별 관심이 없는 듯 하다. '국내 상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면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다.

감독이 한국에 없다보니 의사 소통도 원활하지 않다. 다음달에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이 개막된다. 외국인 감독의 눈에는 아시안게임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다르다. '병역 특례'가 걸려있다. 손흥민 김민재 등이 유럽 무대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데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결정적이었다.

PSG에 갓 이적한 이강인의 차출 문제가 거론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 의무 차출대회가 아니다. PSG는 이강인을 차출해줄 하등의 이유가 없다. 당근책이 바로 '병역'이다. 그러나 9월 A매치 2연전과 아시안게임 대표팀 사이에서 선수 차출을 놓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키를 쥐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이 국내에 상주했다면 머리를 맞대 상생 해법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소통은 사라졌다. 교통 정리를 해야하는 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의 눈치만 보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게임보다 자신의 '첫 승'이 더 소중하다. 연령대별 대표팀도 눈여겨볼 것이라는 그의 이야기도 그저 '공수표'에 불과하다.

여자 국가대표팀은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 좌절했다. 남은 것은 콜린 벨 감독의 '시스템 탓' 뿐이었다. 그는 4년 전인 2019년 10월 한국 여자축구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여전히 낯선 환경일 뿐이다.

클린스만 감독도 불신만 쌓여가고 있다. 그는 6일 미국 매체 'ESPN'에 등장해 "한국 국가대표팀을 맡은 것은 신나는 도전이다. 여행도 많이 하고 있다. 한국 축구와 사람들, 선수들을 알기 위해 수개월간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은 곁가지였을 뿐이다. 바이에른 뮌헨 이적의 중심에 있는 해리 케인의 거취에 대한 전망이 본류였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지도자 길은 순탄치 않았다. 그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어른거리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