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푸대접 섭섭하네… 언론-도박사 다 외면, 이래도 MVP '후보'조차 아니야?

김태우 기자 2023. 8. 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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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뻬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MVP 후보군에서는 철저히 외면되고 있는 김하성
▲ 김하성은 올 시즌 WAR에서 최정상급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미 최대 스포츠 네트워크인 ESPN은 7일(한국시간)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와 경기 도중 김하성(28‧샌디에이고)의 올 시즌 활약상을 조명하는 그래픽을 특별히 준비했다. 3회 김하성의 두 번째 타석 때 타이밍이 오자 이를 송출하며 칭찬을 이어 갔다.

ESPN이 준비한 그래픽은 ‘베이스볼 레퍼런스’가 집계한 올 시즌 야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순위였다. 세이버 매트릭스의 총아로 평가되는 WAR은 팬들과 전문가들은 물론 구단들도 의사 결정에 참고할 정도로 폭넓게 쓰이고 있다. 선수의 가치를 100% 정확하게 판단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직관적인 수치라 참고 자료로 많이 활용된다.

미국에서 WAR은 ‘베이스볼 레퍼런스’와 ‘팬그래프’의 집계를 보통 활용하는데 김하성은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집계에서 5.6을 기록해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는 게 ESPN 그래픽의 요지였다. 1위는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5.7)로 김하성을 살짝 앞서고 있다. 김하성의 최근 활약이 이어지고 아쿠냐 주니어가 잠시 삐끗한다면 1위가 바뀔 수도 있는 흐름인 것이다.

김하성의 뒤를 이어 무키 베츠(LA 다저스‧5.1), 프레디 프리먼(LA 다저스‧5.1), 후안 소토(샌디에이고‧4.6), 루이스 아라에스(마이애미‧4.5)라는 쟁쟁한 선수들이 뒤를 따르고 있다. 김하성이 리그 2위의 선수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올 시즌 대단한 활약을 증명하는 하나의 지표라고 볼 수 있다. ESPN 중계진도 “야수 중 WAR에서 2위를 기록 중이다”면서 “수비에서 다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고, 공격도 경력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집계는 수비 가중치를 많이 준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팬그래프’의 집계를 봐도 김하성의 야수 WAR은 리그 상위권이다. 7일 집계 현재 김하성은 ‘팬그래프’에서도 4.2의 WAR을 기록해 야수 8위를 기록 중이다.

▲ 올 시즌 내셔널리그 MVP 최유력 후보로 뽑히는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 프리먼과 김하성의 WAR은 전체적으로 큰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MVP 레이스 대접은 다르다

김하성 앞에 있는 선수들은 다 고개가 끄덕일 정도의 슈퍼스타들이자 올 시즌 활약이 대단한 선수들이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6.1)가 여기서도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5.7), 프레디 프리먼(5.8), 무키 베츠(5.1), 후안 소토(4.5), 루이스 로버트(시카고 화이트삭스‧4.4), 마커스 시미언(텍사스‧4.3) 뿐이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김하성이 이들과 경쟁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 예상한 이는 없었다. 그만큼 놀라운 발견이다.

‘팬그래프’의 집계를 보면 김하성의 확 달라진 지표가 들어온다. 일반적으로 김하성이 수비에서 많은 공헌도를 쌓았을 것이라 추측하지만, 올 시즌은 꼭 그렇지는 않다. 물론 김하성의 수비 공헌도는 꽤 높은 플러스 점수(6.3)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공격에서도 21.2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7홈런, 70타점을 기록한 시미언(16.6)보다도 높은 공격 공헌도다. 김하성이 수비만 잘하는 선수가 아닌, 공격도 엄청 잘하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국구 스타나 연봉이 많은 선수가 아니라서 그럴까. 현지 언론과 도박사들의 푸대접은 여전하다. 김하성이 당장 내셔널리그 MVP 레이스에서 달리는 선수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아무도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내셔널리그 WAR 2위, ‘팬그래프’ 기준 내셔널리그 WAR 5위지만 어느 곳도 MVP 후보로 뽑는 곳이 없다.

미 CBS스포츠는 7일(한국시간) 올 시즌 각종 부문 경쟁 구도를 짚었다. 현시점 내셔널리그 MVP로는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를 뽑았다. 워낙 활약이 대단한 선수니 여기까지는 이견이 전혀 없다. 2위를 달리는 선수로는 프레디 프리먼을 선정했다. 역시 이견이 크지 않다. 하지만 후보군에 김하성의 이름은 없었다. 루이스 아라에스, 후안 소토, 맷 올슨(애틀랜타)의 이름을 거론했을 뿐, 김하성은 빠져 있다.

도박사들의 MVP 배당에서도 김하성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스포츠베팅다임’이 집계한 올해 내셔널리그 MVP 배당은 7일 현재 아쿠냐 주니어가 -330으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다음이 무키 베츠(+600), 프레디 프리먼(+1200), 후안 소토(+3000) 순이다. 여기까지는 김하성의 이름이 없어도 이해를 할 만한 대목이다.

▲ 샌디에이고의 슈퍼스타들 못지 않은 활약을 해내고 있는 김하성
▲ 김하성이 끝까지 좋은 활약을 한다면 MVP 레이스에도 합류할 수 있다

하지만 코빈 캐롤(+3500), 루이스 아라에스(+4200), 맷 올슨(+5000), 폴 골드슈미트(+5000),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7500), 크리스티안 옐리치(+7500), 피트 알론소(+8000)의 이름이 나오는 동안에도 김하성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케텔 마르테(+15000)도 희박한 확률이지만 후보군에 있는데, 김하성은 이 범주 안에도 들지 못했다.

김하성의 MVP 수상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게 현실이다. 객관적인 성적과 임팩트를 봤을 때 상위 후보군에 들지 못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하위 후보군에도 들지 못하는 건 다소간 섭섭한 일이 될 수 있다. ‘TOP 15’ 안에도 김하성의 이름이 없다. 김하성이 맹활약을 이어 가 시즌 막판에는 이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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