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인 수급 풀리니 실적株로…'에코프로 내리고 네이버 오르고'
실적주는 상승…하락장에도 네이버 강세
경기 우려에 테마장세, 점차 실적주 순환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2차전지 종목을 중심으로 한 ‘쏠림’이 해소되자 실적주가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2차전지주 매물 출회에 증시가 파란불을 켰지만, 실적 모멘텀이 견고한 종목들은 하락장에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우려 속 실적 기대치가 낮아지며 테마 주도 장세가 부각했지만, ‘꼬인 수급’이 해소된 후에는 견고한 실적 대형주를 중심으로 순환매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차전지 매물 출회에 증시 ‘파란불’…실적주는↑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0.85% 하락한 2580.71, 코스닥 지수는 2.20% 하락한 898.2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 6~7월에 2.15% 상승하는 데 그치며, 코스닥(+9.22%)을 크게 밑돌았다. 8월 들어 코스피는 1.97% 내렸지만, 코스닥(-4.03%) 대비 웃돌았다.
수급이 쏠렸던 2차전지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하면서 증시를 끌어내렸다. 쏠림이 심화했던 코스닥은 낙폭이 더 컸다는 평이다. 이날 코스피에서는 포스코퓨처엠(003670)이 8%,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4% 내리며 2차전지 밸류체인 전반의 투자심리가 악화한 모습이다.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비엠(247540), 에코프로(086520)가 10% 안팎 폭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급 쏠림이 극대화됐던 코스닥은 2차전지 매물이 출회하면서 코스피보다 하락 폭이 확대됐다”고 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주도권이 약화하며 실적이 업종 등락의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기 우려로 제한적인 실적 변화 속에 펀더멘털보다 테마가 주도하는 장세가 이어졌다”며 “2차전지 등 꼬인 수급이 해소된 이후엔 대형 실적주를 중심으로 순환매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래 성장성보다 단기 실적”…4분기 이익 상향주는
증권가는 올해 4분기 이익 개선을 주목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상장사 161곳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9조265억원이다. 1개월 전(39조479억원)과는 비슷하고, 3개월 전(37조4755억원)과 비교해 상향 조정됐다. 이경민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불안이 진정되고, 한국 수출 개선세가 가시화되면서 코스피 이익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2분기보다 3분기, 3분기보다 4분기 이익 기대감이 강한 상황”이라고 했다.
8월 개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인 POSCO홀딩스(005490)는 1개월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6.0%, 기아(000270)는 9.0% 상승했다. LG전자(066570)는 1.5% 상승했고, 삼성SDI(006400)는 1.5% 하락했다. 8월 외국인 순매수 상위인 SK하이닉스(000660)는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1개월 전 컨센서스와 비교해 적자 폭을 축소했다. 이어 포스코퓨처엠(003670)의 1개월 전 대비 컨센서스 변동률은 -10.5%, 삼성전자(005930)는 -13.1%를 기록했고, 카카오(035720)는 1.3% 상승했다.
종목별로 1개월 영업이익 컨센서스 상향 상위주는 제주항공(089590)(35.4%), 효성중공업(298040)(28.1%), LS(006260)일렉트릭(27.7%), 대한항공(003490)(20.4%), 현대차(005380)(15.9%),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14.1%) 등으로 집계됐다.
이혁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코스피 12개월 이익 전망치가 3개월간 상향 조정되고 있는데, 변동성 장세에서 ‘심증’인 미래 성장성보다 ‘물증’인 단기 실적에 주목해야 할 때”라며 “실적 반등을 시작하는 종목들에 대해 선별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적과 더불어 매크로(거시경제) 변수도 유의해야 하지만, 증시 하단을 압박할 요인은 아니란 평가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진에 따른 단기 변동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오는 10일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주목된다. 물가 눈높이가 예상치를 웃돌면,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인상 우려를 키울 수 있어서다. 다만 증권가는 대체로 단기적 영향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7월 CPI가 오르더라도, 계절적으로 미국 드라이빙 시즌에 유가 상승이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7월 CPI 발표 이후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추가 긴축 불안이 나타날 수 있지만, 7~8월 인플레이션 상승은 단기적 현상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은정 (lej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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