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록’ 최정 VS ‘패기’ 김은지 ‘6번기’ 격돌
여자 바둑계 ‘맹주’ 최정(27)과 ‘샛별’ 김은지(16)가 2개 기전 패권을 놓고 잇달아 격돌한다. 16일과 22일 각각 시작하는 기업은행배 여자마스터스 및 닥터지 여자최고기사 결정전을 합하면 ‘결승 6번기’다.
누가 이길까. 데이터만 놓고 보면 비교 대상이 못 된다. 최정은 장장 117개월째 한국 여자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국내외 우승 횟수가 26회(국내 18·국제 8)에 달한다. 세계 무대서도 센코배를 보유하는 등 자타 공인의 1인자다.
최정은 종합(혼성) 기전서도 남성 강호들과 대등히 맞서는 거의 유일한 존재다. 지난해 여자기사 최초로 세계 메이저 준우승(삼성화재배)을 따냈고, 최근엔 GS칼텍스배 패권을 놓고 현역 세계 챔프 변상일(춘란배)과 겨뤘다.
김은지는 4년차의 짧은 경력에도 지난 달 여자랭킹 2위로 도약했다. 작년말 효림배와 난설헌배에 이어 최근 혼성 주니어대회(20세 이하)인 루키영웅전도 접수, 총 3회 우승했다. 김은지의 최근 성장세는 공포스러울 정도. 7월 한 달에만 14승 2패(승률 87.5%)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것은 상대전적. 두 기사는 2020년부터 만 3년 간 8국을 겨뤄 최정이 전승했다. 그 기록이 지난달 29일 아홉번째 만남에서 깨졌다. 김은지가 최정을 처음 꺾은 것. 최정에겐 단순한 1패가 아니었다. 그 간 쌓아올린 여자기사 상대 연승행진이 22에서 멈췄다.
김은지의 첫승을 접한 바둑계 반응은 다양했다. 한쪽에선 “세대교체 사이렌이 울렸다”고 흥분했고, 반대쪽에선 “잠깐 스쳐가는 미풍(微風)일 뿐 아직 멀었다”고 일축했다.
TV해설자 백홍석 9단은 “몰라보게 과감하고 정밀해졌다. 엄청난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했다. 지난 연말 둘 간의 첫 번기(番棋) 결승인 제6회 여자기성전 때와 달리 과감하고 자신감이 넘쳤다는 것.
최정은 결승전에 특히 강하다. 총 34번 결승에 올라 26번 승리, 결승전 승률이 76.5%에 이른다. 단순 비교 대상은 아니지만 ‘불침항모’ 신진서의 그것을 능가한다.
2012년 이후 여자바둑 역사는 최정과 비(非) 최정 세력 간의 대결사(史)였다. 박지연 오유진 김채영 김혜민 등이 최정 타도에 나섰지만 번번이 분루를 삼켰다. 최정은 최연소 반군(叛軍) 김은지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함께 출격한다.
여자최고기사결정전 전기 우승자 최정은 결승에 먼저 오른 뒤 “지난해에 이어 다시 결승전을 두게 돼 기쁘다. 이번에도 재미있는 바둑을 두겠다”고 했다. 김은지·오유진 중 누가 올라오든 신경 안 쓴다는 표정이었다.
김은지는 2일 기업은행배 오유진과의 준결승서 승리한 뒤 “아직 최정 사범님과 비교하기엔 너무 부족하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고, 두 대회 중 하나만이라도 우승하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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