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한여름 새벽 사랑을 일깨워 준 자귀나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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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열대야 발생이 뉴스였던 시절이 있었다.
신선한 새벽 공기를 느끼진 못한 채 차에 올라 국도를 달리던 중 화려한 색으로 손을 흔드는 꽃나무를 발견했다.
묘한 분위기에 이끌려 다가가니 부채모양을 한 분홍색 꽃이 나무를 뒤덮어 새벽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별처럼 영롱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자귀나무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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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열대야 발생이 뉴스였던 시절이 있었다. 열대야가 일상화한 지금은 오히려 폭염경보에서 제외된 지역이 뉴스거리로 등장한다. 혹여 서울의 새벽에는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집을 나섰으나 밤을 새도 식지 않은 지열에 습한 공기가 더해졌다.
신선한 새벽 공기를 느끼진 못한 채 차에 올라 국도를 달리던 중 화려한 색으로 손을 흔드는 꽃나무를 발견했다. 묘한 분위기에 이끌려 다가가니 부채모양을 한 분홍색 꽃이 나무를 뒤덮어 새벽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별처럼 영롱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자귀나무꽃이다. 6~8월에 피어나는 여름꽃으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볼 수 있으며, 주로 공원이나 정원수로 가꾼다고 한다. 부부의 금실을 상징하는 나무다. 꽃이 짝을 지어 피어나고, 밤이 되면 잎이 서로를 마주 보며 닫히는 모습 때문이다.
아스팔트도 녹아내릴 것 같은 무더운 날씨 속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운 것은 꽃말처럼 사랑의 힘이 아닐까. 휴가철,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휴양지로 향하다 자귀나무꽃을 발견하게 되면 잠시 걸음을 멈추는 것도 좋을 듯하다. 꽃말처럼 우리에게 한여름 무더위 대신 사랑을 일깨워 줄 추억을 선사할지 모를 일이다.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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