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지방법원, 트럼프 '작가 캐롤 명예훼손' 소송 기각…"실질적 사실"

캐롤, 배심원단 '성폭행 아닌 성추행' 판단에도 CNN 등서 성폭행 주장
트럼프 명예훼손 소송에 판사 "성기 아닌 손가락으로 성폭행"

작가 E. 진 캐럴이 지난 5월9일(현지시간)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 청사를 빠져나오고 있는 모습.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 연방법원이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작가 E. 진 캐럴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루이스 캐플런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캐롤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5월 캐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성폭행 관련 소송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폭행(강간)은 아니지만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한 뒤 500만 달러(약 66억원)의 손해배상을 명령했다.

캐롤은 1996년 뉴욕 맨해튼의 고급 백화점에서 우연히 마주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었다.

캐롤은 해당 평결 이튿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배심원단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성폭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데 대한 질문에 "그가 (성폭행) 했다"고 2차례 답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캐롤의 CNN 인터뷰와 배심원단 평결 직후 캐롤이 자신의 변호사에게 "그가 그것(성폭행)을 했고, 당신도 알고 있다"고 말한 것 등을 문제삼아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캐플런 판사는 캐롤의 발언은 적어도 "실질적으로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캐플런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기로 성폭행한 것은 아니지만, 손가락으로 "고의적, 강제적"으로 성폭행했다고 지적했다.

캐플런 판사는 캐롤이 실제로 악의를 갖고 이같은 발언을 했다는 것을 트럼프 전 대통령측이 증명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하는 한편, 캐롤의 발언으로 "보통의 청취자들의 마음에 다른 영향을 없었을 것"이라고도 봤다.

캐플런 판사는 또 이번 사건에 대해 '대통령 면책 특권'이 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측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측은 이번 기각 결정에 반발하며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사인 알리나 하바는 "우리는 결함이 있는 결정에 강하게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곧 항소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