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시부모 18년 모셨다? 아들·시누이 ‘막장 폭로전’
더불어민주당 혁신위가 김은경 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에 이어, 김 위원장 시누이의 ‘시부모를 협박하고, 재산을 빼돌렸고, 사별한 남편과 불화가 있었다’는 폭로로 혼란에 휩싸였다. 지난 5일 김 위원장의 시누이 김지나씨는 “김은경의 노인 폄하는 그녀에겐 일상”이라는 폭로 글을 인터넷상에 올렸다. 그러자 김 위원장의 첫째 아들이 6일 “말도 안 되는 거짓 선동”이라며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김 위원장은 7일까지 이번 사안에서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은 상태다. 민주당 인사들도 김 위원장 가족 간 폭로에 말을 아꼈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가족 간 문제는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고, 거기에 재산 문제가 끼면 당사자들끼리도 첨예하게 갈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시부모 18년 모셨나
발단은 김 위원장이 지난 3일 대한노인회에서 한 “남편 사후에 시댁 어른들을 18년 모셨다. 두 분을 선산에 묻어드렸다”는 발언이었다. 김 위원장은 “어르신들에 대해 공경하지 않는 마음을 갖고 살아본 적은 없다”고도 했다. 노인 비하 발언은 오해라는 취지였다. 김 위원장의 남편은 2006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위원장의 시어머니는 2021년 12월, 시아버지는 2022년 12월 사망했다.
미국에서 20년째 거주 중이라는 시누이 김지나씨는 5일 “단 한 차례도 시부모를 모시고 산 적이 없고, (부모님은) 18년 동안 김은경에게 온갖 악담과 협박을 받으셨다”며 “그렇게 18년을 사시다 2년 전 어머님을 먼저 보내고, 끝내 자살한 아들이 너무도 그리운 아버지는 자식과 똑같은 방법으로 생을 마감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시아버지도 남편과 마찬가지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 위원장 아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할아버지는 고향에 가셨고 수시로 어머니와 함께 할아버지 고향에 찾아갔다”며 “어머니는 제가 할아버지에게 무심해질 때에도 먼저 할아버지께 전화드리고 내려가라고 독려도 많이 해주셨다”고 했다. 아버지가 숨진 뒤에도 김 위원장과 시부모의 관계가 좋았다는 취지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18년을 모셨다’는 언급은 적어도 시부모님과 함께 살거나 근처에 살며 자주 만났다는 의미는 아니었던 것이다.
◇재산 빼돌렸나
시누이는 김 위원장이 남편 사망 직후 시아버지가 운영하던 사업체를 가로챘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시아버지는 소방 관련 특허를 여러 개 갖고 관련 제품을 생산했고, 김 위원장 남편은 아버지와 함께 일했다고 한다. 실제 김 위원장의 시아버지는 10개 넘는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시누이는 “친정 아빠는 (사업으로) 승승장구하던 참에 오빠의 도움으로 날개를 달았다”며 “오빠는 그 덕으로 세무조사를 받아야 할 만큼 재산이 불어났고 그 당시 강남에 있는 아파트와 빌라를 매입했다”고 했다.
시누이는 하지만 오빠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했다. 그는 “김은경은 오빠가 떨어져 죽은 그 순간부터 장례가 끝난 우리가 본 어떤 순간에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며 “(오빠의 자살보다) 더욱 황당한 일은 어수선한 틈을 타 아빠 사업체를 (김 위원장이) 자신의 친동생 이름으로 바꾼 일”이라고 했다. 이어 “아빠는 즉시 시정을 요구하고 법에 호소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손써 볼 방법이 없었고, 하나뿐인 아들을 잃은 고통도 모자라 땀 흘려 일군 사업체까지 며느리가 가로채 갔으니 집안은 풍비박산 났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의 아들은 “생전에 아버지가 운영했던 회사를 저희 어머니가 가로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할아버지는 아버지 돌아가신 후에 저희 집이 회사를 이끌며 할아버지, 할머니를 부양하길 원했다”고 했다. 현재 회사 명의가 김 위원장 동생 명의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전체 취지는 김 위원장 측에서 회사를 운영 중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공직자 재산 공개 때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와 빌라 등 61억원 재산을 신고했다. 시아버지 사업체 관련 재산은 내역에 없었다.
◇부부 불화가 자살 원인?
시누이는 오빠 부부 사이에 극심한 불화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남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뒤, 김 위원장의 둘째 아들로부터 ‘엄마랑 아빠가 막 싸웠어. 그래서 아빠가 화가 나서 뛰어내렸어’라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시누이는 이 사건이 일어나기 한참 전부터 “(김 위원장이) 말끝마다 60세가 되면 이혼할 거라는 말을 공공연히 흘리며 남편과의 사이가 멀어지고 있음을 내비쳤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의 아들은 ‘아버지가 사망했을 때 동생은 만 3세였다. 아버지의 죽음을 9살까지 숨겼고, 사인이 자살이라는 건 최근까지도 몰랐다’고 했다. 이어 “(고모가) ‘엄마랑 아빠가 싸웠고 화가 나서 뛰어내렸다’는 말을 동생으로부터 들었다고 거짓말을 하는 건 제 어머니뿐만 아니라 조카인 저나 동생에게 큰 잘못을 하는 거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저희를 괴롭히고 싶으셨나”라고 했다.
◇부의금만 챙긴 김은경?
시누이 김지나씨는 “남편 자살 이후 시부모의 사업체까지 빼돌린 며느리가 왜 돌아가신 시아버지 장례식장에 왔겠냐”면서 “겉으로 보기에는 사별한 남편의 시아버지 장례식장에서 며느리 노릇을 한다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겠지만 잘난 금융감독원 부원장 타이틀로 보내온 부의금을 챙겨가는 모습을 본 우리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김은경 위원장이 시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은 일요일인 작년 12월 4일 오후 5시쯤 금감원 공보실을 통해 언론에 전파됐다. 고인은 1남3녀를 뒀는데, 당시 부고 기사에는 고인의 가족 사항으로 며느리인 김 위원장(당시 금감원 부원장)만 기재돼 있었다. 김지나씨를 포함한 3녀와 사위 등 이름은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고가 휴일에 알려진 데다 발인이 바로 다음 날 오전이었고 장례식장도 전북 전주여서 대부분 직접 상가에 찾아가지 못하고 조의금만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감원 고위 간부의 경조사에 금융기관 등이 내는 부의금 액수는 상당하다는 말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시부모 사망을 이용해 거액의 부의금을 챙겼다고 시누이가 주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의 아들은 “인터넷에 글을 올린 막내 고모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장례식에도 참여하지 않으신 분”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부의금만 챙겼다고 비난한 시누이가 오히려 장례식장에 있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 아들은 이어 “고모들은 부양 책임은 지지 않더니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상속은 받아갔다. 저희 가족(어머니, 저, 동생)은 모두 상속을 포기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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