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잼버리 출장문건엔 다 있었다... 작동 안된 ‘100대 체크사항’
관광지 다녀와 ‘짜깁기 보고서’
전라북도가 소속 공무원 10여 명을 4년 전 북미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참가시켜 새만금 잼버리 대비를 위한 100가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놓고도 이를 제대로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7일 나타났다.
전라북도의 ‘2019 북미 잼버리 스터디팀 활동 결과 보고’ 문건을 보면, 전북도 공무원 14명은 2019년 7월 18일부터 8월 2일까지 15박 16일 동안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열린 북미 잼버리 대회에서 야영을 했다. 이들은 31쪽 분량의 결과 보고서에서 100가지 체크리스트를 제시했다.
체크리스트 주요 내용은 “폭염 대비 무더위 쉼터 대폭 확충 필요” “모기·해충 등에 대한 대비 필요” “(간이 화장실의 경우) 화학약품을 이용하고 있어 약품 냄새는 있으나 상시 깨끗했음” “식자재 검수 등 식품 안전 관리 철저 진행” 등이다. 이번 대회에서 불거진 무더위와 모기에 대한 대비책 부족, 화장실 비위생, 썩은 달걀 제공 등 거의 모든 문제가 전북도의 4년 전 체크리스트에 이미 담겨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보고서를 위한 보고서에 그쳤다.
잼버리 관련 해외 출장은 전북도를 비롯해 전북 부안군, 새만금개발청, 여성가족부 등에서 90건 이상 이뤄졌는데, 이들 중 대다수가 ‘외유성 출장’이었다. 방문지에 잼버리와 무관한 해외 유명 관광지가 다수 포함됐다. 전북도 공무원 5명은 2018년 ‘세계잼버리 성공 개최 키맨 면담 및 사례 조사’를 명목으로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주요 관광 명소를 갔는데, 정작 두 나라는 잼버리 개최 경험이 없다. 부안군 공무원들은 2019년 10월 ‘잼버리 개최지 홍보와 연구’ 등을 명목으로 중국 상하이에서 유람선 여행을 했고, 프랑스 파리를 찾아 와인 시음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해외 출장을 다녀온 공무원들이 쓴 보고서에는 인터넷에 있는 사진이나 기사 내용을 그대로 옮겨 붙이거나, 유명 관광지를 둘러본 후 잼버리와의 관계를 무리하게 연결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여야 의원 5명도 2019년 북미 잼버리를 참관하기 위해 4박 6일 일정으로 미국 출장을 갔었다. 하지만 잼버리 참관은 이틀이 전부였고, 나머지는 워싱턴 DC에서 주미 대사 주최 관저 만찬에 참석하고 휴식하는 등의 일정이었다. 출장비는 총 4788만원이었다. 이들이 제출한 출장 보고서에는 “매일 전문 청소 인력이 샤워장 및 화장실을 청소함”이라고 적혔는데, 이 역시 이번 대회의 화장실 청결 문제를 예방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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